민생고 거시경제위기 외면, 극한대결 치닫는 여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9일(현지시간)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반도체 산업 및 연구·개발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것을 골자로 한 '반도체 산업육성법'에 서명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9일(현지시간)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반도체 산업 및 연구·개발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것을 골자로 한 '반도체 산업육성법'에 서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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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특별법’은 시급성이 인정돼 ‘특별’자가 붙은거 아닌가요. 부부가 이혼하는 것도 아닌데 무슨 숙의기간 때문에 법안상정을 못한다는 건지…”


최근 본지가 보도한 ‘상정조차 무산위기, 발묶인 반도체 특별법’ 기사와 관련해 독자가 남긴 댓글이다. 타당한 얘기다. 법은 특화단지 ‘조성’ 권한을 부여했다. 수조원을 들인 사업이 막판 공업용수나 송전탑 문제로 좌초되는 현장의 리스크를 반영했다. 하지만 이런 내용이 담긴 ‘K칩스법’ 상정은 숙의기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여전히 상임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논리는 ‘7월 15일 이전 발의된 비쟁점법안부터 우선 숙의’라는 원칙에서 비롯됐다. 이 법안은 그 이후인 지난달 발의된 만큼 상정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신속안건처리제도(패스트트랙) 도입을 해야한다는 말도 있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 보다 더 발의 일자가 늦은 김건희 특검법은 예외다. 민주당은 당 대표 검찰 소환에 대한 역공을 위해 대통령 고발과 함께 특검법에 대한 패스트트랙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생과 기업을 살리기 위한 법안은 내팽겨치고 정쟁을 위한 법안은 숙의 없이 논의하겠다는 얘기다.

정무가 정책을 매몰시키는 일은 여의도에서 빈번히 일어난다. 절박한 법안은 뒷전으로 밀린다. 이슈의 무대에서도 사라진다. 여야 간 정쟁과 균열, 반목과 극한대립이 있을 때다. 적실한 법안에 대한 ‘초당파적 협치’는 사라지고 국회는 강대강 대치를 수위를 높여가며 반복한다.


우리 경제는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이라는 소위 3고 현상에 신음하고 있다. 그럼에도 국회는 안일하다. 종부세 폭탄을 구제하기 위한 특례 법안은 물론이고 법인세율 인하, 납품단가 연동제 등은 뒷전으로 밀린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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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거대야당인 민주당의 역할이 중요하다. 민주당이 자주 듣는 비판은 ‘이념에 얽매여 경제에 무능하다’는 평가다. 그래서 중도확장을 하지 못한다는 말이 따라붙는다. 169석을 쥔 원내1당으로서, 정기국회가 정쟁으로만 물들지 않도록 통큰 모습을 보여야 한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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