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차례 유찰로 최저 입찰가격 낮춘 단지 등장
청약통장 필요없어 진입장벽 낮아
잔금시기 짧아 자금조달 어려움 겪을수도

서울 일대 아파트 전경./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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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류태민 기자] 주택시장이 주춤하면서 ‘보류지 입찰’도 외면받고 있다. 시세차익을 볼 수 있다는 장점으로 그간 인기를 누려왔지만 최근 들어 수차례 유찰이 이어지면서 잔여 가구를 털어내기 위해 초기보다 입찰가격을 낮춘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17일 서울 응암 제 2구역 재개발조합은 ‘녹번역 e편한세상캐슬’ 보류지의 가격을 낮춰 매각공고를 냈다. 59㎡(전용면적)의 경우 지난 4월 나온 매각공고에서는 최저 입찰가격이 10억3000만원이었지만, 이번 매각공고에서는 가격을 1억원 낮춰 9억3000만원으로 설정됐다. 주택시장 전체가 주춤하며 4차례의 시도에도 매각에 실패하자 물량을 처리하기 위해 가격을 낮춘 것이다.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 해링턴플레이스’도 7차례 시도에도 보류지 12가구 매각을 마무리 짓지 못하자 입찰 가격을 낮췄다. 84㎡의 경우 기존 입찰가격 13억원에서 최근 12억6000만원까지 내렸다. 74㎡는 11억원에서 10억6000만원으로, 59㎡는 9억3000만원에서 9억원으로 가격이 내렸다.



청약통장 없이도 신축 매입… 원하는 동·호수 선택도 가능

보류지는 사업시행자인 재건축·재개발조합이 분양 대상자의 누락이나 착오, 소송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가구 중 일부를 분양하지 않고 유보한 물량이다. 조합은 전체 가구 수의 최대 1%까지 보류지로 남겨놓을 수 있지만 실제로는 1%보다 적은 극소량의 물건만 보류지도 남겨놓는 게 일반적이다.

보류지는 완공을 몇 개월 앞둔 시점에 조합의 재량으로 일반인들에게 입찰방식을 통해 판매한다. 조합 측이 제시한 최저입찰가를 기준으로 가장 높은 금액을 제시하면 낙찰을 받을 수 있다. 입주에 가까워진 시점이기 때문에 분양가가 아닌 시세를 기준으로 가격이 측정돼 매각된다. 보류지 입찰은 청약통장이 없어도 만 19세 이상 국민이면 누구나 가능해 진입장벽이 낮다.


보류지 입찰은 미리 동, 호수를 알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조합원 분양이나 일반분양과 달리 추첨을 거치지 않고 마음에 드는 평형·동·호수를 지정해 입찰할 수 있다. 특히 보류지는 조합원 물량 중에서 일부를 빼놓은 것이기 때문에 층·향이 좋은 아파트인 경우가 많다. 여기에 발코니 무상 확장이나 고급 마감재 적용 등 조합원 가구에만 적용되는 서비스도 그대로 누릴 수 있고 전매제한에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잔금시기 짧아 자금조달 어려워… 등기 여부따라 대출 안될수도

다만 자금조달이 어려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입찰 시 낙찰금액의 10%에 해당하는 5000만원~1억원 가량의 보증금을 내야 하며, 계약 시점에 계약금을 납부해야 한다. 여기에 입주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인 만큼 통상 한두 달 내에 잔금을 모두 납부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만약 잔금 미납으로 계약이 해제된다면 입찰 보증금은 해당 아파트 조합에 귀속돼 돈을 날릴 위험성이 있다.


문제는 보류지 입찰은 원하는 대출을 받지 못할 수 있어 자금 여력이 안 된다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보존등기가 미등기 상태인 보류지의 경우 중도금 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도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금 여력이 충분하거나 단기간 자금 조달이 가능한 경우에 보류지 입찰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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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저렴한 가격에 나왔다고 해도 단기간에 현금으로 잔금을 치러야 하므로 입찰 시 주의가 필요하다”라며 “보류지도 주택시장 전반의 흐름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섣부른 투자는 피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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