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L 회생시킨 '경영의 신'…日 이나모리 교세라 명예회장 타계
1995년 교토 세라믹 창업
조직 소집단 나눠 팀 효율 극대화
'아메바 경영'으로 대기업 키워
우장춘박사 네째 사위…韓과도 인연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일본 전자부품 기업 교세라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워 ‘경영의 신’으로 불렸던 이나모리 가즈오 명예회장이 90세의 나이로 타계했다. 31일 교세라는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명예회장이 지난 24일 노환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1932년 일본 가고시마현에서 태어난 이나모리 회장은 가고시마 대학 공학부를 졸업한 뒤 1959년 27세의 나이로 교토 세라믹(현 교세라)을 창업했다. 이후 조직을 소집단으로 나눠 각 팀의 효율을 극대화시키는 ‘아메바 경영’을 실천하며 교세라를 사무기기부터 전자부품까지 제조하는 굴지의 대기업으로 키워냈다. 창업 당시 18명에 불과했던 교세라의 종업원 수는 현재 8만여 명으로 늘어났다. 지난해에는 1조8400억엔(약 17조9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성공 가도를 밟던 이나모리 회장은 1984년 통신사업에도 뛰어들었다. 그가 세운 장거리 전화 회사 다이니 덴덴(현 KDDI)은 일본 통신 시장을 독점하던 NTT(일본전신전화)의 아성을 무너뜨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0년에는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의 부탁으로 78세의 나이에 파산 위기에 몰린 일본항공(JAL) 회장으로 취임했다. 무보수 회장직에 오른 그는 ‘아메바 경영’을 JAL에도 적용해 임원들이 비용 절감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기업 문화를 바꿔냈다. 또한 4만8000명에 달하던 인력을 3만2000명으로 대폭 감축했으며 적자 노선을 폐지했다.
이나모리 회장의 노력 끝에 JAL은 2년 반 만에 재상장에 성공하며 단기간에 V자 회복을 이뤄냈다. 유니클로의 모회사 ‘패스트 리테일링’의 야나이 다다시 사장은 "그가 강력한 리더십으로 재계를 이끌며 일본 경제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며 "코로나19 시대에 갈수록 더 존재감을 발휘할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공명당의 다케우치 유즈루 정조회장 역시 "이나모리 회장은 한 시대를 만든 위대한 경제인이었다"며 이나모리 회장에 대한 경의를 표했다.
그는 사람을 중시하는 그만의 경영 철학으로 사회의 귀감을 사기도 했다. 그는 "경영이란 사원의 가족과 일생을 함께 돌보는 것"이라며 직원들의 행복을 물심양면 돕는 것을 경영의 목표라고 내세웠다.
경영 외의 측면에서도 이나모리 회장은 일본 사회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2009년 민주당이 자민당의 독주를 깨고 정권을 잡는 데 일조한 주역으로 꼽힌다. 그는 "일본이 잘 되려면 정권 교체가 가능한 나라가 돼야 한다"며 민주당을 후원하고 히토야마 정권에서는 '행정 쇄신 회의' 등의 회원으로 활동했다.
입헌민주당의 오자와 이치로 중의원은 이나모리 회장의 타계 소식에 "당시 (자유당과 민주당의)합병 과정에서도 많은 도움과 강력한 지원을 받았다"며 "그가 건강하게 생존해 있는 동안 어떻게든 정권을 다시 교체하고 보답을 하고 싶었는데 무척 안타깝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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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모리 회장은 한국과도 밀접하게 연이 닿아있는 재계 인사다. 그는 '씨 없는 수박'을 개량한 우장춘 박사의 넷째 사위다. 또한 박지성 선수가 활약했던 일본 프로축구팀 교토퍼플상가를 후원하기도 했다. 그의 장례식은 이미 치러졌으며 별도의 추모 의식은 추후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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