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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수지 적자지만 상품수지 흑자라 괜찮아"…정부 평가,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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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수지 흑자에도 무역수지 적자 누적 심화
한덕수, 잇따라 경상수지 흑자 강조하며 긍정평가
수출·외환 양호하다지만 시장·전문가들은 우려
"무역수지는 해외여건 안좋단 의미…부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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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 가운데 재화의 수출입 격차를 나타내는 ‘상품수지’의 흑자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또 다른 수출지표인 ‘무역수지’는 적자 누적이 심화되면서 우리 수출 상황을 둘러싼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정부는 상품수지가 여전히 흑자인 것을 부각하며 아직 우리 경제와 외환 상황이 양호하다는 입장이지만 전문가들은 ‘절반만 맞는 얘기’라고 평가했다. 상품수지가 흑자인 것은 긍정적이지만 무역수지가 해외 수출 여건을 보여주는 지표인 만큼 ‘경제 상황이 아직 괜찮다’는 접근은 옳지 않다는 지적이다.


17일 한국은행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경상수지 중 상품수지와 무역수지의 격차가 큰 폭으로 벌어지고 있다. 지난 6월 기준 상품수지는 35억9400만달러로 흑자행진을 이어갔지만, 무역수지는 6월(-24억8700억달러)은 물론 7월(-48억500만달러)에도 적자를 보여 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으로 상품수지는 200억1000만달러 흑자, 무역수지는 152억5300만달러 적자다.

상품수지와 무역수지 모두 상품의 수출과 수입의 차액을 의미하기 때문에 큰 틀에서는 같다. 하지만 한은이 발표하는 상품수지는 국제수지 기준 수출과 수입의 차액이고, 무역수지는 통관기준 차액이기 때문에 금액에 차이가 생긴다. 예컨대 상품수지는 수출액과 수입액 모두 운임·보험료를 수입업자가 부담하는 본선인도조건(FOB)으로 평가하는 반면, 무역수지는 수출액은 FOB로, 수입액은 운임·보험료를 수출업자가 부담하는 운임·보험료포함조건(CIF)으로 계산한다.


또 상품수지는 선박 등을 건조해 수출할 때 대금을 나눠 받으면 그만큼 소유권이 이전됐다고 봐서 수출에 반영하지만, 무역수지는 선박의 건조가 모두 끝나고 통관 수출신고가 이뤄져야 수출로 잡는 등 수출입 계상시점에도 차이가 있다. 이 같은 차이 때문에 통상 상품수지가 무역수지보다 크게 잡힌다.


최근에는 상품수지와 무역수지의 격차가 더욱 커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한은은 주요 수출 품목의 해외 생산이 갈수록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이 생산비용이 더 싼 해외에 나가 생산해 수출하는 비중을 늘리다보니 이 실적이 안 잡히는 무역수지는 적게, 상품수지는 크게 계산되는 것"이라며 "앞으로 격차는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항 신선대 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부산항 신선대 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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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처럼 지표 차이가 벌어지면서 수출 평가에 대한 의견이 엇갈린다는 점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2일과 5일에 이어 전날에도 무역수지보다는 경상수지를 봐야 한다며 위기를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무역수지가 적자라고 해서 외환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며 "국제수지 흑자가 너무 많은 것도 통상마찰을 일으키는 등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무역수지 적자를 일시적 현상으로 치부해선 안된다고 설명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무역수지가 적자라는 것은 해외 여건과 수출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의미"라며 "앞으로 경제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원화가치가 크게 하락했음에도 적자가 나고 있기 때문에 정부가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중국 수출감소와 고유가 등으로 무역수지 적자가 누적되면 경상수지 역시 결국 꺾일 수밖에 없는 만큼 개선방안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국내외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며 앞으로 수출 상황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있는 것도 문제다. 한은 관계자는 "상반기까지는 상품수출이 비교적 괜찮다고 보이지만 하반기에는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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