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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이 따로 없다" 위험천만 '물폭탄'에 뛰어든 용감한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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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까지 들어선 물 속에서 고립된 운전자 구한 시민
평일 새벽 시간에도 40여명 모여 산책로 물길 뚫어
맨손으로 배수관 열어 쓰레기 치운 시민도

8일 저녁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 사거리에서 고립된 여성 운전자를 구하고 있는 공무원 표세준씨. 사진=JTBC 보도화면 캡처

8일 저녁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 사거리에서 고립된 여성 운전자를 구하고 있는 공무원 표세준씨. 사진=JTBC 보도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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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정완 기자] 수도권에 이어진 폭우로 인해 침수·인명 피해가 이어진 가운데 위기 직전 스스럼없이 발 벗고 나서는 시민들의 모습이 주목되고 있다.


목까지 차오른 물에도 고립된 운전자를 구하는 시민의 모습이 포착되는가 하면, 맨손으로 배수관 덮개를 열어 쓰레기를 치우는 시민도 나왔다. 산사태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 아파트 경비실의 긴급 방송을 들은 주민들 40여명이 평일 새벽에 모여 순식간에 산책로의 물길을 뚫기도 했다.

9일 JTBC 보도에 따르면 폭우가 쏟아지던 지난 8일 저녁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 사거리에서 차들이 신호를 기다리던 중 갑작스레 도로에 물이 불어났다. 불어난 물은 3분도 채 지나지 않아 무릎 높이까지 차올랐다.


현장에 있던 제보자 A씨는 차량 선루프를 열고 간신히 빠져나왔지만 물은 순식간에 지붕까지 올라왔다. 곧 멈춰서 있던 차들이 물에 둥둥 떠올랐다. 인도로 올라와 안도의 숨을 돌리던 A씨는 한 여성 운전자를 구하는 시민을 목격했다. 그는 곧바로 휴대전화 카메라를 켜 그 모습을 담기 시작했다.


공개된 영상 속에는 한 남성이 고립된 여성 운전자를 구조하는 장면이 담겼다. 폭우가 쏟아지고 흙탕물이 목까지 차오른 상태에서 남성은 여성 운전자에게 주차금지대를 쥐어준 뒤 끌었고, 다른 한 손으로는 물살을 가르며 헤엄치고 있었다.

A씨에 따르면 남성은 여성을 구조한 뒤 별다른 말 없이 자리를 떴다고 한다. 해당 영상이 화제가 된 후 사라진 남성의 정체가 밝혀졌다. 바로 국방부 소속 공무원 표세준씨(27)다. 표 씨는 초등학교 때 유소년 수영선수로 활동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표씨는 JTBC와 인터뷰에서 "(차 트렁크에서) 여성분이 '살려주세요' 소리를 지르셔서 봤더니 반대편에서 남편분이 '뭐라도 꽉 잡고 있어'라고 하시더라"고 말했다. 구조를 마친 표 씨는 남편에게 여성을 안전하게 인계했다.


꽉 막힌 배수구를 뚫은 또 다른 시민 영웅도 화제다. 같은 날(8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실시간 강남역에 슈퍼맨이 등장했다'는 제목의 글과 사진이 게시됐다. 사진 속 남성은 폭우로 침수된 강남역 인근에서 맨손으로 배수관 덮개를 열어 쓰레기를 정리했다.


우산이나 우비도 없이 쓰레기를 치우던 남성은 바지가 다 젖어감에도 개의치 않고 정리 작업을 계속했다. 사진을 올린 작성자는 "덕분에 종아리까지 차올랐던 물도 금방 내려갔다"며 "슈퍼맨이 따로 없다"고 감사를 전했다.


9일 새벽 경기 의왕시의 한 아파트 단지 인근 산책로에 주민들이 모여 물길을 뚫었다. 사진=KBS 보도화면 캡처

9일 새벽 경기 의왕시의 한 아파트 단지 인근 산책로에 주민들이 모여 물길을 뚫었다. 사진=KBS 보도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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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새벽 늦은 시간에도 40여명의 주민들이 모여 산책로의 물길을 뚫은 일도 있었다. 9일 KBS 보도에 따르면 이날 새벽 경기 의왕시의 한 아파트 단지 인근 산책로가 인근 모락산에서 흙이 쓸려내려 오면서 물길이 막혀 물에 잠기기 시작했다. 이대로 방치했다간 산사태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경비실은 오전 1시임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에게 "산사태로 인해 산책로에 물이 차오르니, 도움을 줄 수 있는 주민분들은 도와주세요"라며 긴급 방송을 내보냈다.


방송을 들은 한 주민이 급히 현장에 나서면서도 "다음 날 출근하는 분들이 많아 나오는 분들이 별로 없을 텐데"라고 걱정했으나, 현장에 도착해보니 이미 주민 30~40명이 모여 있었다. 주민들은 쓰레받기나 고무장갑을 이용해 돌과 흙을 치우기 시작했고, 상황은 순식간에 마무리됐다. 사연의 제보자는 "평일 새벽인데도 불구하고 자칫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에 많은 분이 모여 도움을 준 장면이 따듯해서 한번 제보해 본다"고 말했다.




김정완 기자 kjw1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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