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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훌륭한 사람 봤냐"던 尹, 결국 헤어질 결심… '인적 쇄신'은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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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애 장관 '만 5세 입학 졸속추진' 논란에 결국 사퇴
'뚝심 인사' 尹, 악화된 여론 못 이겨 사퇴 결단했다는 분석도
"민생" 강조하며 저자세… 전면적 인적 쇄신 단행할지 주목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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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윤진 인턴기자]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윤석열 정부가 임명한 국무위원 중 처음으로 사퇴한 인물이 됐다. 보건복지부 장관과 공정거래위원장에 이어 교육부 장관까지 공석이 된 만큼, 정부는 국정 운영에 타격은 물론 인사 검증에 대한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박 장관은 8일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진 사퇴를 발표했다. 박 장관은 "학제 개편 등 모든 논란의 책임은 저에게 있다"는 내용의 사퇴문을 읽은 뒤 질문을 받지 않고 자리를 떴다. 취임 34일 만에 사퇴한 박 장관은 윤석열 정부의 6번째 고위 공직자 '인사 실패' 사례이자, 현직 국무위원 중 첫 낙마 사례다.

자진 사퇴의 형식을 취했지만 사실상 정부에 의한 경질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8일 오전 윤 대통령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하면서 박 장관의 사퇴 가능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국민 관점에서 살펴보고 필요한 조치가 있으면 하겠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 후 약 8시간 만에 박 장관의 사퇴가 발표된 것으로 정부 차원의 결단이 반영된 결정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박 장관은 취임 전부터 음주운전 및 논문 중복게재 의혹 등으로 도덕성·자질 부족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국회 원 구성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인사청문회 없이 박 장관의 임명안을 재가했고, 후보자의 의혹에 대한 지적에 "전 정권에서 지명된 장관 중에 그렇게 훌륭한 사람 봤냐"고 맞서 박 장관을 엄호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야권의 인사 쇄신 요구에 침묵해온 윤 대통령이지만 잇따른 인사 실패 논란과 학제 개편안 논란을 의식할 수밖에 없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9일 박 장관이 취학 연령 하향, 외국어고 폐지 등 논쟁적인 교육 정책을 여론 수렴 없이 발표해 '졸속 추진' 논란에 부딪히면서 여론의 반발에 불이 붙었다. 결국 박 장관은 자진 사퇴했고 교육부는 9일 국회 교육위 업무보고에서 논란이 된 정책 내용을 제외했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만 5세 입학과 관련 "추진하지 않겠다는 말은 못하나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고 밝히는 등 사실상 박 장관의 사퇴와 함께 정책이 백지화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연이은 고위 공직자 인사 실패는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2~4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통령 직무평가 조사에서 부정 응답은 66%였고, 부정 응답 이유로는 '인사 문제(23%)'가 첫손에 꼽혔다. 지난 5~6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TBS의뢰로 전국 성인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부정 응답은 전주보다 1.6%포인트 상승한 70.1%로, 여론조사 중 처음으로 70%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박 장관의 사퇴로 보건복지부 장관과 공정거래위원장 인선까지 도마에 올랐다. 앞서 정호영·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와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의 자진 사퇴 후 두 자리는 새 정부 출범이 90여일 지난 현재까지도 공석으로 남아있다. 인사 실패에 대한 여론의 반발이 높아지면서 정부의 후임자 인사 검증에 대한 압박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새 정부의 '3대 개혁과제'로 내건 "연금·노동·교육 개혁" 추진은 사령탑이 정비될 때까지 지연이 불가피하다.


정부는 우선 박 장관의 거취를 정리해 여론을 수습하고 민생 정책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8일 출근길 문답에서 "제가 국민들께 해야 할 일은 국민들의 뜻을 세심하게 살피고 국민의 뜻을 잘 받드는 것"이라며 낮은 자세를 보였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도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서 과감하고 비상한 추석 민생대책을 준비해 달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 장관의 사퇴에 더한 대통령실과 내각의 전면적인 인적 쇄신 요구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8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문제가 있어 대통령의 지지율을 갉아먹는 내각이 있다면 읍참마속 하는 마음으로 인적 쇄신은 필요하다고 본다. 그래야만 국민들의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을 회복시키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9일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박 장관의 사퇴는 '비정상을 정상으로' 바로잡는 첫 단추에 불과하다"며 "국정 기조의 대전환과 전면적 인적 쇄신으로 (국정 운영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압박했다.




김윤진 인턴기자 yjn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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