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은행채 순발행 올들어 최대…LCR 비율 정상화 영향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 이민우 기자] 지난달 월별 은행채 발행이 올해 들어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달부터 단계적 정상화에 돌입한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까지 규제 비율을 맞추기 위한 자금 조달이 지속되며 대출금리 등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은행채 순발행액 올들어 최대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채 순발행액은 7조680억원을 기록했다. 전월 2조250억원, 5월 3조704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순발행액은 전체 채권 발행 규모 중 상환액을 뺀 금액을 뜻한다. 순발행액이 클 수록 적극적으로 자금을 조달한 셈이다. 이에 따라 월별 은행채 잔액도 반등하고 있다. 앞서 지난 2월 377조5142억원을 기록한 이후 지난 4월 367조4492억원까지 내려왔지만 지난달 380조원2462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380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금리 인상기에 은행 예·적금이 늘어나는 와중에도 은행채 발행이 늘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예·적금 잔액은 지난해 말 690조366억원에서 지난달 26일 기준 745조2118억원을 넘어섰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 단행 직전인 12일(731조7795억원) 이후 2주 만에 13조원 이상 증가했다.
은행들이 이달부터 단계적으로 정상화되는 LCR 비율 규제 등으로 안정적인 중장기 자금 조달이 필요한 만큼 은행채 발행을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적금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조금만 더 높은 금리의 상품을 발견하면 빠르게 해지하고 갈아타려는 고객들이 늘어난 만큼 중장기 자금 조달을 위해서는 은행채 발행이 필요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조달 금리는 예금보다 다소 높을 수 있어도 예금보험료 부담 등의 비용이 없어 충분히 경쟁력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LCR 규제 정상화, 은행채 발행 증가로 이어져
LCR 규제 정상화가 은행채 발행 증가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당국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완화했던 통합 LCR 비율(향후 30일간 예상되는 순 현금 유출액 대비 고(高)유동성 자산의 비율)이 지난달부터 정상화 수순에 들어갔다. 완화된 85%에서 9월말까지 90%로 높아지게 되며 올해 말에는 92.5%, 내년 7월 이후에는 완전히 정상화돼 100%가 적용된다. 이를 맞추기 위해 주요 시중은행들은 은행채 발행 등을 통해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LCR 비율을 끌어올렸다. 상반기 기준 4대 은행의 LCR 평균은 96.38%로 지난해 말 90.41%에서 6%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신한 98%, 국민 92.09%, 우리 96.8%, 하나 99.75% 등으로 9월말 정상화 단계인 90%를 웃도는 수준이다. 신한, 우리, 하나 등은 지난해 말 89%대였다. 다만 국민은 지난해 말 92.55%에서 오히려 낮아졌다.
내년 7월 100%까지 맞춰야 하기 때문에 은행들의 자금 조달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은행의 경우 당장 연말까지 0.41%포인트를 끌어올려야 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기준 기존 규제 수준(100%) 달성을 위해 필요한 고유동성자산 규모는 25조3000억원이며 올해 4분기 중 적용 비율(92.5%) 준수를 위한 규모는 3조6000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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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은 대출금리 상승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발행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1년물 이하 은행채 금리는 가계 및 기업 변동금리 대출의 준거 금리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홍준유 한국은행 금융시장연구팀 과장은 "향후 규제비율 미달 은행의 LCR 제고 필요성으로 대출금리의 추가적 상승 압력이나 상대적 열위 채권의 구축 또는 스프레드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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