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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콕!건강]"여드름 치료제 주성분 '이소트레티노인', 태아 기형 위험 높여…임신부 복용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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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백병원 산부인과 한정열 교수팀 메타분석
여드름 치료제 복용 여성, 기형 출산 위험 최대 3.76배
복용 임산부 80% 낙태…65%는 본인 선택
"복용 중단 후 최소 4주 이후 임신해야 안전"

한정열 일산백병원 산부인과 교수가 임신부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한정열 일산백병원 산부인과 교수가 임신부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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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임신부나 임신을 준비하는 여성이라면 여드름 치료제 복용에 매우 주의해야 한다. 여드름 치료제의 주성분인 '이소트레티노인'이 태아 기형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제대 일산백병원 산부인과 한정열 교수팀은 이소트레티노인을 복용한 임신부 기형 위험 연구 중 국제적으로 발표된 논문을 종합해 메타분석하고 6일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미국 연구논문 5편, 캐나다 2편, 독일 1편, 네덜란드 1편, 공동연구(이스라엘·이탈리아·캐나다) 1편 등 10편을 분석했다. 이 연구에서는 이소트레티노인에 노출된 임신부 2783명이 포함됐다.


메타분석 결과, 이소트레티노인에 노출된 여성의 기형 출산 위험이 비노출군에 비교해 최대 3.76배까지 높게 나타났다. 이소트레티노인을 복용한 임신부 중 380명이 출산, 15%(59명)가 기형아로 확인됐다. 주요 기형으로는 두개골·얼굴 기형, 중추신경계 손상, 심장기형, 무지외반증, 얼굴·목 기형, 손가락 다지증이 나타났다.


분석 연도에 따라 기형 위험도에서 차이가 났다. 2006년 이전에 연구에서는 기형 위험이 3.76배로 높았던 반면, 2006년 이후 연구에서는 1.04배로 기형 위험도가 현저히 줄었다. 연구팀은 예전에 비해 이소트레티노인에 의한 여드름 치료가 표준화돼 저용량으로도 치료 효과가 나타나면서 복용 용량·기간이 전체적으로 줄어 태아 기형 출산 위험도 줄어든 것으로 추정했다.

실제 2006년 이전에는 이소트레티노인 하루 복용량이 최대 87.3㎎이었으나, 2006년 이후에는 43.7㎎으로 줄었다. 이후 많은 다른 연구에서 하루 0.25~0.5㎎/㎏의 저용량 투여로도 효능이 확인됐다.


이소트레티노인 복용 여성 기형 유병률.

이소트레티노인 복용 여성 기형 유병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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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소트레티노인을 복용한 여성들의 낙태율이다. 이소트레티노인을 복용한 임산부 중 80%가 낙태로 이어졌다. 이 중 65%가 본인이 선택해 낙태한 것으로 조사됐다. 캐나다 연구에서는 1984~2002년 사이 이소트레티노인을 복용한 13~45세 여성 8609명 중 90명이 임신했고, 76명(84%)이 임신 중절을 선택했다. 미국 연구에서도 이소트레티노인 복용한 임신 여성의 72%가 임신을 중단했다.


우리나라도 큰 차이가 없었다. 마더세이프전문상담센터 자료에 따르면 2010~2021년 이소트레티노인을 복용한 임신 여성들의 상담이 1500건 이상 진행됐고, 이들 중 50% 이상은 임신중절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현상은 여드름 치료제의 남용이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승인한 여드름 치료약 이소트레티노인은 결절성 여드름이나 낭포성 여드름 같이 심한 여드름에 적용된다. 다른 1차 약으로 치료 효과가 없는 때 처방할 수 있도록 제한돼 있다. 하지만 경미한 여드름이나 피지 조절을 위해서도 사용할 정도로 남용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한정열 교수는 “이소트레티노인은 신경능세포의 활동을 억제하고 세포 간의 상호 작용을 방해해 기형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뇌, 얼굴, 구개, 심장, 척수, 귀, 흉선의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소트레티노인 복용 중 임신을 한 여성들은 기형 위험도가 높아 두려움과 불안감으로 임신을 중단하는 여성들이 많다”면서 “이런 여성들은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과 검사를 통해 도움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소트레티노인 복용 중단 후 최소 4주가 지나고 임신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금기 기간에 이소트레티노인에 노출된 여성은 비영리단체인 마더세이프전문상담센터로 연락하면 전문상담을 받을 수 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대한산부인과학회 ‘Obstetrics & Gynecology Science’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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