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WHY]국가 명운 건 반도체 인재육성…지역균형발전까지 잡는다
인재육성 반도체에서 첨단산업 전체로 확대…지방분권 핵심축으로 활용
지방 4차산업 거점 발맞춰 지방대도 강화
산업육성 위해 추가 규제 완화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금보령 기자] 정부가 반도체를 포함한 첨단산업 인재육성을 지방분권 정책의 핵심축으로 활용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반도체 인재 육성 의지를 강하게 밝혔는데, 국가 미래뿐 아니라 지방활성화까지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겠다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15일 "교육부 일부에서 수도권 인재 양성을 강조할 경우 지방과 수도권의 불균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안다"면서 "최근 반도체 인재를 지방과 수도권에서 각각 뽑겠다고 한 건 이런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주 국무회의에서 수도권 규제로 정원을 늘리지 못한다는 언급에 "웬 규제 타령"이라고 말해 수도권 규제 완화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틀 뒤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인재 양성의 기본 골격은 수도권과 지방에 비슷한 증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수도권 집중으로 새 정부 국정과제인 지역균형발전과 거리가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한 총리가 불을 끈 셈이 됐다.
정부는 반도체 인재 양성을 계기로 수도권 대학과 지방대 정원을 늘릴 경우 지역의 4차산업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다. 이 때문에 인재양성도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산업'으로 범위를 확대했다.
이는 반도체만 국한할 경우 지방인재 육성 취지와 달리 수도권 집중현상을 더욱 부채질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현재 반도체업계의 남방한계선은 SK하이닉스 공장이 있는 충북으로 꼽힌다. SK하이닉스는 경기 용인시에 공장 신설을 추진 중이다. 기업 차원에서는 수도권을 벗어나면 인재를 찾기가 어렵다는 현실적인 고민도 해야 한다.
윤 대통령은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울산 등 지방 주요거점에 '4차 산업기술 육성'과 같은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지역 주력 산업의 고도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인재 양성’이 시작점이 될 전망이다. 대통령실 관계자 역시 "(반도체 인재 육성) 지침은 단순히 반도체 전문가를 많이 키워내 삼성, SK 등 주요 기업에 인재를 몰아주는 데 목적이 있지 않다"며 "연계 산업을 같이 성장시키기 위한 논의가 부처별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여권 관계자는 "지방 거점에 4차 산업단지를 조성하기 위해서라도 지역인재는 보다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방 활성화를 위해선 지방정부도 일정 부분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제 중앙정부의 지원만으로 지방분권이 현실화되기를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라면서 "기본적인 틀을 중앙정부가 맞춰 놓으면 각 지방자치단체가 스스로 지방 대학을 키우고 지역거점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지방 대학 정원만 풀 경우 이들이 졸업 후 다시 수도권으로 돌아가는 부작용이 우려되는 만큼 지자체의 노력이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는 얘기다.
국회에서의 움직임은 이미 시작됐다. 수도권에서 인재를 늘리게 된다면 그에 상응하는 지역산업 육성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에 실리고 있다. 대구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한 국민의힘 의원은 "자꾸 제한하려고 하지 말고 각 지역이 균형 잡힌 발전을 할 수 있게 지역에 대기업이 들어올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게 필요하다"며 "좋은 나무를 심어둬야 새가 온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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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국민의힘에서는 반도체 시설에 투자하는 기업의 세액 공제율을 대폭 확대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하는 등 속도전에 나선 모습이다. 반도체 시설에 투자하면 세액공제율을 대기업은 현행 6%에서 20%로, 중견기업은 8%에서 25%로, 중소기업은 16%에서 30%로 늘리겠다는 내용이다. 이 법안을 대표발의한 배준영 의원은 "반도체라든지 여러 가지 미래 먹거리 사업에 대해서는 사실 정부가 도와줘야 되고 국회에서는 규제를 풀어줘야 된다"며 "지원이 필요한 지역, 지원이 필요한 분야를 집중적으로 밀어주고 규제를 풀어주는 게 정치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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