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택에서 노환으로 사망…향년 95세
장지는 부인 곁…생전 부인 옆에 묻히고 싶다는 뜻 드러내
한국전쟁 때 어머니·여동생과 생이별…스무살 아들 잃기도

KBS의 장수 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 현역 최고령 진행자 송해의 빈소가 8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사진공동취재단

KBS의 장수 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 현역 최고령 진행자 송해의 빈소가 8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사진공동취재단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강우석 기자] '현역 최고령 MC' 방송인 송해가 8일 별세했다. 향년 95세. 생전 가슴 아픈 가정사를 토로하기도 했던 고인은 2018년 세상을 먼저 떠난 부인 故석옥이 여사 곁에서 영면한다.


고인은 안타까운 가정사를 가지고 있다. 황해도 재령에서 태어난 그는 한국전쟁 당시 피난길에서 어머니와 여동생과 생이별했다. 그는 생전 한 방송에서 중국 두만강을 방문해 "꿈에라도 어머니가 오가는 걸 항상 바랐다. 꿈속에서 고향이 아른거렸던 적도 있었다"며 "이 지루한 이별의 세월이 더 가기 전에 어머니 품에 한번 안겨 봤으면 좋겠다. 무거웠던 짐 다 내려놓고 편안하셔라"라며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낸 바 있다.

또한 1986년, 당시 만 스무살이던 아들을 교통사고로 잃었다. 그는 아들이 사고를 당한 한남대교를 아직도 가지 못한다며, 당시 아들을 잃은 슬픔에 17년간 진행하던 라디오 방송을 그만두고 극단적 선택까지 시도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방송에서 "아들이 수술실에서 '아버지 살려주세요' 외치더라. 그걸 서서 바라보는 게 참 힘들었다. (아들은) 혼수상태에서 열흘 가까이 헤메고 떠났다"며 "아들을 잃은 이후 모든 걸 내려놓고 지냈다"고 말했다. 이어 "(그 당시) 남산에 올랐는데 알 수 없는 기운에 홀려 '아들도 없는 세상 왜 사냐'는 환청이 들리더라. 나도 모르게 낭떠러지 앞으로 뛰었다"며 "정신을 차리니 내가 소나무에 걸려 있었다. 얼마나 창피했나 모른다"고 회고했다.

고인은 이후 아픔을 딛고 1988년 KBS 1TV '전국노래자랑' 진행을 맡기 시작해 최근까지 35년간 활동하며 대한민국 대표 MC로 자리매김했다. 고인은 지난 4월 기네스 세계기록에 '최고령 TV 음악 경연 프로그램 진행자(Oldest TV music talent show host)'로 등재되기도 했다.


고인의 장지는 대구 달성군 송해공원으로 정해졌다. 이 곳은 앞서 2018년 세상을 떠난 부인 故석옥이 여사의 고향이며 석 여사가 안장된 곳이기도 하다. 고인은 생전 아내와 함께 영면에 들고 싶다는 뜻을 여러 차례 내비친 바 있다.


이북 출신의 실향민인 고인은 부인의 고향인 달성군을 제 2의 고향으로 여기며 달성군의 명예 군민이자 홍보대사로 활동해왔다. 이에 달성군은 2016년 송해의 삶을 모티브로 한 '송해 공원'을 조성하기도 했다.


한편 고인의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고 김흥국, 조영남, 송가인, 이상벽, 유동근 등 연예계 후배들을 비롯해 박보균 문화체육부장관, 김동연 경기도지사, 황교안 전 국무총리 등 각계 인사들이 빈소를 방문해 고인을 추모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고인에게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 문화훈장은 문화예술 발전과 국민 문화 향유에 기여한 공적이 뚜렷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훈장으로서, '금관'은 1등급 훈장에 해당한다. 고인은 지난 2014년 은관문화훈장(2급)을 받은 바 있다.

AD

장례는 사흘간 '희극인장(대한민국방송코미디언협회장)'으로 치러진다. 엄영수 한국방송코미디언협회장이 장례위원장을 맡고, 유재석, 강호동, 김구라 등 희극인들이 장례위원을 맡아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한다. 영결식은 10일 오전 4시30분 엄수 된다.


강우석 기자 beedolll9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