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골프채 받은 부장판사 혐의 부인…"돌려줬고 대가성도 없어"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평소 알고 지낸 사업가로부터 '짝퉁' 골프채를 받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현직 부장판사가 법정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알선뇌물수수와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53) 부장판사는 26일 인천지법 형사14부(부장판사 류경진) 심리로 열린 첫 재판에서 변호인을 통해 "검찰 공소 내용의 배경 중 상당 부분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그의 변호인은 "너무 조잡한 짝퉁 골프채는 '연습용으로 써보라'고 차량에 실어 준 것으로 바로 돌려주겠다는 의사 표시를 한 뒤 (실제로) 돌려줬다"며 "청탁도 없었고 대가성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날 법정에서는 A 부장판사에게 짝퉁 골프채 등을 건넨 혐의(뇌물공여 등) 등으로 기소된 마트 유통업자 B(53)씨 등 공범 2명도 함께 재판을 받았다.
B씨의 변호인도 "공무원 직무와 관련해 뇌물을 준 적이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A 부장판사는 2019년 2월 22일 인천 계양구 한 식자재 마트 주차장에서 B씨로부터 52만원 상당의 짝퉁 골프채 세트와 25만원짜리 과일상자 등 총 77만9000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또 2018년 "사기사건 재판 선고 때 법정 구속이 될지 알아봐 달라"는 B씨의 부탁을 받고 법원 내 사건 검색 시스템에 접속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B씨 사건의 선고 공판이 열린 당일 법원 사건 검색 시스템에 접속한 A 부장판사는 "법정구속 면할 것이니 걱정말고 갔다 와"라고 B씨에게 답장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A 부장판사는 2010년 고향 친구를 통해 B씨를 소개받아 알게 된 이후 친분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A 부장판사가 마트 운영과 관련한 각종 사기 사건으로 여러차례 징역형을 선고받은 B씨의 전력을 알고도 후배 변호사를 소개해 주는 등 평소 긴밀하게 도움을 주고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기사건 항소심에서 B씨가 무죄를 선고받자 감사의 표시로 골프채 등을 A 부장판사에게 줬고, A 부장판사도 명시적이나 묵시적으로 이 같은 청탁을 알고 있었다"는 취지로 법정에서 주장했다.
앞서 대법원 법관징계위원회는 지난해 6월 품위유지 의무 위반 등으로 A 부장판사에게 감봉 3개월과 징계부가금 100여만원 처분을 했다. 애초 A 부장판사가 받은 골프채는 수천만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감정 결과 '가짜' 판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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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부터 고발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지난해 8월 대법원 법원행정처를 압수수색하고 징계 관련 서류 등을 확보해 수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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