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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13% ADHD 성향…DTx 8주 "집중력 향상"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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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x시대②] 코로나19 비대면 수업이 흔든 교육현장
대구시교육청 '뽀미' 시범사업
학부모 77% "양육 스트레스 감소"
약물치료 없이 저학년 필수 자기조절 능력 큰 기여
韓 IT+의료 기술 시너지 효과 기대

하이가 개발 중인 ADHD 디지털치료제 '뽀미(ForMe)'의 화면.

하이가 개발 중인 ADHD 디지털치료제 '뽀미(ForMe)'의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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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우리나라 교육 현장을 뒤흔들었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단순한 지식 학습을 넘어 정해진 규칙 속에서 단체 생활을 하며 자기조절 능력과 집중력을 키우는 전인교육의 장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이 보편화하면서 학생들은 학교와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비대면 수업 장기화는 어린 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10개월간 대구시교육청은 ‘스스로 계획 세우는 아이 만들기: 자기 조절 능력 증진 습관 프로그램’이라는 이름으로 특별한 시범사업을 펼쳤다. 시범사업은 먼저 대구지역 6개 초등학교 1·2학년 233명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상태를 정밀하게 체크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아이들의 정신건강 상태를 정신분석 스크리닝 도구(CNT)를 이용해 정밀하게 체크했더니, 참여 아동의 13% 정도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성향을 갖고 있었다. 2.1%의 경우 인지저하 증세까지 보였다. 코로나19로 정상교육이 진행되지 못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예상을 뛰어 넘는 수준이었다. 진단을 주도한 정운선 경북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조사 결과를 보고 다소 충격을 받았다"며 "아동 보육을 책임지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모여 시급히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DTx로 아동 ADHD 치료한다

이렇게 확인된 ADHD 성향 아동 중 26명에게는 특별한 방식의 치료가 시작됐다. 디지털표적치료제 전문기업 하이(HAII)가 개발하고 있는 ADHD 디지털치료제(DTx) ‘뽀미(ForMe)’를 활용한 것이다. 각 가정의 태블릿PC 등에 뽀미를 설치한 뒤 양치질 등 매주 실천해야 하는 3가지 약속을 정하고, 뽀미의 프로그램에 따라 실천하도록 설계했다. 8주 동안 진행된 치료의 결과는 놀라웠다. 21명(80.1%)에게서 주의력 결핍과 과잉행동 정도가 감소해 집중력이 향상됐고, 17명(65.4%)은 부주의한 행동이 개선됐다.


아이들의 변화는 그대로 학부모들에게 이어졌다. 아이와의 관계에서 오는 양육 스트레스가 감소했다는 응답은 20명(76.9%), 부모 개인이 느끼는 고통이 줄었다는 응답도 17명(65.4%)에 달했다. 시범사업에 참여한 한 학부모는 "아이가 발작을 시작하면 컨트롤이 안돼 수업 참여조차 못했는데 뽀미를 사용하고 나서 상당히 좋아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도 "아이가 말을 예전보다 예쁘게 하고, 집중력을 찾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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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는 중증일 경우 치료를 받아야 하는 엄연한 질환이지만, 사회적 인식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학부모들조차 우리 아이가 ADHD를 앓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이는 ADHD의 치료를 주저하게 하는 원인이 된다. 대체로 학교 수업 과정 등에서 ADHD 경계성 아동이 확인되기도 하는데, 막상 학교에서 대처할 수 있는 것도 마땅치 않다.


이번 시범사업은 DTx가 학교와 가정에서 ADHD에 대처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인 사례다. 신의진 연세대 소아정신과 교수는 "아동의 생활 습관, 공부 습관 형성에 필요한 자기조절 능력은 초등 저학년 때 반드시 형성해야 하는 능력"이라며 "디지털 헬스케어 기기가 이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음을 확인한 것이 이번 시범사업의 중요한 결과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정확도·순응도 높아진 DTx

이번 시범사업에 사용된 DTx 뽀미는 하이가 보유한 6개 파이프라인 가운데 하나다. 뽀미가 이처럼 눈에 띄는 치료 효과를 보인 데 대해 김진우 하이 대표는 ‘높은 순응도’를 꼽았다. 순응도는 DTx를 일상생활 속에서 정해진 용법·용량에 따라 얼마나 사용하는지를 뜻한다. DTx에 대한 회의론 중 대표적인 주장이 바로 ‘일상생활에서 계속 사용하는 빈도가 낮아 치료효과도 낮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뽀미의 경우 8주 동안 계속 사용한 비율이 88.4%, 지시에 따라 완수한 비율이 69.3%로 집계됐다. 김 대표는 "이정도의 순응도가 나오면 치료효과가 분명해진다"며 "순응도를 높이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피드백과 보상이다. 치료 후 피드백을 객관적이고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알려주면서 적절한 보상을 제공하면 효과가 배가된다"고 말했다.


높은 순응도와 함께 하이가 개발 중인 DTx의 강점은 ‘디지털 바이오마커’의 정확도다. 하이는 단순한 DTx뿐 아니라 특정 질환을 진단해낼 수 있는 바이오마커도 함께 개발하고 있다.


김진우 하이 대표.

김진우 하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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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파이프라인이 바로 인지장애 DTx로 개발 중인 ‘알츠가드(Alzguard)’다. 하이는 최근 한국치매학회에서 경도인지장애 조기선별·판정 소프트웨어의 검사 정확도 등을 발표했는데, 검사자에 대한 아무런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도 90.6%의 정확도를 보였다. 김 대표는 "디지털 바이오마커의 정확도도 정확도지만, 시간·비용 대비 얼마나 정확성을 효율적으로 높일 수 있느냐 하는 향상률 측면에서는 현재 우리가 글로벌 리더라고 자부한다"며 "정확한 진단과 순응도 높은 DTx, 의료적 지식이 결합하면 훨씬 강력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하이의 기술력에는 ‘하이 웨이(HAII WAY)’로 명명된 DTx 개발 프로세스가 바탕에 있다. 의료진의 제안과 초기 가능성 검토 등 탐색적 연구에서부터 상용개발 진행까지 시스템화하고, 기초연구를 한 의료진이 직접 개발 과정에 참여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이를 통해 개발된 범불안장애 DTx ‘엥자이렉스(Anzeilax)’는 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안전성 및 유효성 확인을 위한 확증임상 승인을 받았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의 의료기술과 IT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시스템을 갖추고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한국이 DTx의 글로벌 허브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고 전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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