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감면에 따른 투자 여력 확대 등 기대
기재부는 타업종 형평성·세수 충격 등 우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2일 경기도 이천에 있는 하이닉스반도체를 방문, 방진복을 입고 생산라인에서 웨이퍼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왼쪽부터 SK텔레콤 하성민 사장, 최태원 회장, 권오철 하이닉스 사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2일 경기도 이천에 있는 하이닉스반도체를 방문, 방진복을 입고 생산라인에서 웨이퍼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왼쪽부터 SK텔레콤 하성민 사장, 최태원 회장, 권오철 하이닉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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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세종=권해영 기자] 새 정부가 국정과제로 선정하는 반도체 지원 대책의 일환으로 설비투자 세액공제율 상향을 검토하는 가운데 이로 인한 연간 세수 감면 규모가 평균 5조원에 이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만큼 민간의 투자 여력이 늘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반도체 산업 지원에 따른 다른 업계와의 형평성 문제, 단기 세수 충격에 따른 재정 건전성 악화 우려 등으로 세제당국인 기획재정부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2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오는 2030년까지 510조원 이상을 투자할 예정이다. 대부분이 반도체 제조시설 등에 투입될 전망이다. 현재 대기업의 설비투자 세액공제율은 10%인데 이를 20%까지 상향하면 대략 앞으로 10년간 50조원, 25%까지 상향하면 75조원이 넘는 세수를 추가로 감면받게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반도체 업계를 중심으로 시장에서는 공급망 위기,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파격적인 세제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세금 감면을 통해 투자 및 고용 여력 확대, 경제 성장을 견인하고 이를 통해 중장기 세수 기반을 확충할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기재부는 민간 활력 제고를 위한 반도체 업계 지원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다른 업계와의 형평성 논란, 세수 충격과 이로 인한 재정 건전성 문제 등을 우려해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산업부가 지난해 발표한 'K-반도체 전략' 자료를 토대로 단순 계산하면 당장 반도체 설비투자 세액공제율을 20%로 확대할 경우 연간 5조원의 세수가 줄어들게 된다. 이는 올해 국세감면액 전망치(59조5000억원)의 약 10분의1 수준이다. 반도체에만 세 혜택 확대시 배터리, 바이오 등 여타 신성장 업종과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하고, 다른 산업에 대한 지원 요구 또한 빗발칠 수 있다는 점도 기재부가 우려하는 대목이다.


더욱이 지난해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해 반도체, 백신, 배터리 등을 '국가전략기술'로 선정해 대기업에 연구개발(R&D) 비용의 최대 40%, 중소기업에 최대 50% 세액공제를 제공한 만큼 추가적인 감세 추진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새 정부 출범 후 관계부처 등 논의에서 반도체 설비투자에 대한 세금 인센티브가 대폭 확대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해 4월 반도체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을 50%까지 높이는 조세특례제한법을 발의했다. 그러나 기재부 장관으로 올 경우에는 의원 시절처럼 과감한 세 혜택 제공을 주장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 문턱도 넘어야 할 산이다. 미국에서도 의회가 반도체 설비투자 25% 세액공제 방안을 논의중이지만 입법 여부는 불투명하다.


일각에선 반도체 인력 양성, 인허가 등 규제 완화 등과 관련한 정책적 지원을 중심으로 국내 반도체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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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 후 본격 논의해 나갈 예정"이라면서도 "반도체 업계 지원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이미 R&D 등에서 세제 혜택을 대폭 제공하고 있고 이는 전 세계 다른 국가와 비교해도 결코 뒤쳐지지 않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세종=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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