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4천만 이용자 볼모로 정부 압박하는 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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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거텀 아난드 유튜브 아태지역 총괄 부사장이 지난 20일 한국 국회에서 논의 중인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에 대해 "해당 법안이 입법화되면 유튜브가 한국 크리에이터의 성공을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저해할 수도 있어 안타깝다"고 했다. ‘안타깝다’는 표현을 썼지만 이면은 ‘크리에이터 생태계’와 ‘이용자’를 볼모로 삼은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의 협박성 발언에 가깝다.


국내 망 사용료 논란의 시발점은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 간의 불화였다. 2018년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 측에 망 사용료를 주지 않으면서 되레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걸었고 3년의 법정 다툼으로 이어졌다. 국회에서도 부당하게 망 사용료를 내지 않는다는 여론이 확산하면서 6개 의원안이 발의됐다.

한 나라의 국회와 정부를 대상으로 ‘엄포’를 놓는 유튜브의 자신감은 전 세계 1위 동영상 매체라는 데서 나온다. 방송통신위원회 2021년 방송매체 이용 행태조사에 따르면 13세 이상 국민 대상 조사에서 65.5%가 유튜브를 시청한다. 4000만명 안팎이다. 이 과정에서 유튜브는 막대한 수익을 챙겼다. 구글코리아의 2021년 매출은 2923억원으로 전년 대비 32.8% 증가했다. 이는 구글 검색이나 유튜브에서 발생한 광고수익만 포함한다. 앱마켓 결제 수수료는 빠져 꼼수 논란이 일었다.


‘크리에이터를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강조한 유튜브의 주장 역시 어폐가 있다. 일정 조건을 채운 극소수 상위 크리에이터 일부만 수익을 정산받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시장에 알려진 조건은 ‘구독자 1000명에 4000시간 시청’이다. 이 역시 광고로 창출된 수익도 45대 55로 유튜브가 45%를 가져간다. 2021년 6월 서비스 약관 변경 과정에서는 이 조건을 채우지 않은 영상에도 유튜브가 광고를 붙이는 것을 허용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창작자가 아닌 유튜브에 귀속되는 수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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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가 한국 콘텐츠 업계에 세운 공은 크지만, 이 과정에서 유튜브는 더 큰 이익을 누렸다. 망 사용료는 당연히 통신망을 이용하는 기업이라면 국내외 기업을 가리지 않고 치러야 할 비용이다. 카드사가 B2B(기업 간 거래) 고객과 최종사용자인 B2C(기업·소비자 거래) 고객 모두에게 양쪽에서 요금을 받는 것과 똑같다. 망 사용을 했으면 돈을 내면 된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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