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진 중기벤처부장

[시시비비]정부조직개편, 中企 위기가 되지 않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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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계의 불안감이 고조된 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구성 때부터다. 열흘 전 인수위 구성이 마무리됐는데 중소기업 전문가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에서 파견된 현직 공무원 1명뿐이었다.

중소기업 정책 현안을 설명하고 밑그림을 설계할 사람이 없다는 것에서 중소기업계는 실망했고, 우려했다. 그러나 제대로 얘기를 꺼내지는 못했다. 긁어 부스럼을 걱정했다. 염려의 한 축은 중기부의 해체·분할이었다.


산업통상자원부와의 알력 다툼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었다. 관가와 주변에 떠도는 얘기도 있었다. 부처 출범 이후 4년 9개월 만에 부처 해체에 대한 설왕설래는 연기처럼 피어올랐다. 윤석열 당선인은 "현 정부가 한 일 중에서 계승할 것들은 잘 선별해 끌고 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일부는 ‘계승할 것’보다는 ‘선별해’라는 말에 더 민감해 했다.

중기부는 상공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중소기업과에서 출발했다. 중소기업국을 거쳐 1996년 산업자원부 외청(중소기업청)으로 자리잡았다. 장관급 중앙부처로의 승격은 2017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실현됐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출범 때도 기미는 있었지만 그때는 김칫국이었다.

1960~70년대 산업기반이 취약했고, 기업도 많지 않았다. 그 사이 강력한 제조업 국가로 성장한 대한민국은 눈부신 산업화를 이뤄냈다. 중소기업 부처의 출범은 산업 규모 확장에 따른 결과이기도 했지만 대기업 정책과 동등한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미도 있었다. 대기업 중심, 산업 중심으로 성장해 온 우리 기업의 체질을 강화하고, 중소·벤처기업을 효과적으로 육성하자는 것이었다.


부처 승격 덕에 입법 발의권과 예산권, 부처행정 조정권을 갖게 됐다. 정책 수립과 예산 편성이 빨라졌고, 주도적 집행이 가능해졌다. 동반성장-창조경제-상생협력으로 정권에 따라 간판의 수식어를 바꿔 달았지만 이제는 중소기업이 전체 기업의 99%, 고용인원의 83%를 차지할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

중기부의 해체·개편은 여성가족부 폐지, 산업통상자원부·교육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개편 논의 등에 상대적으로 가려져 있지만 이들 부처의 개편 논의와도 맞닿아 있다. 그러면서 중소기업 분야는 산업통상자원부에 주고, 벤처·스트타업은 찢어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보내고, 소상공인은 별도의 기관을 만든다는 등 그럴싸한 추측성 얘기들도 퍼져 나왔다.

중기부 해체 가능성은 낮다. 철마다 반복되는 파워게임은 불편하고 피곤하다. 거슬리는 일이다. 몸집이 커지고 시대가 바뀌면 옷도 바꿔 입고 고쳐 입어야 한다. 일 잘하자는 개편은 환영이고, 길이고 답이라면 우려할 이유도 없다.

아는 사람은 안다. 정부조직 개편을 표현하는 말들만 봐도 그렇다. 본질이 사라지고, 명분이 없다면 이전투구고 보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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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은 차기 정부의 규제 완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 대통령 직속 상생위원회 설치,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 확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중소기업생산성특별법(가칭) 등은 윤 당선인의 핵심 공약이다. 그게 많은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을 움직였다.

쪼개고, 찢고, 나눌 때가 아니다. 예산을 왕창 편성해 지원하고, 선거 때가 되면 또 왕창 퍼주는 그런 머리를 쓰지 말고, 이번 정부에서 하지 못한 새로운 중소기업 정책 패러다임을 준비해야 할 때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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