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V 표값 인상의 진실
4일부터 1000원 올려 1만4000원…2년간 세 번째
코로나 영업손실 3668억, 정부지원 미미…자구책 차원
영화관람료 인상 세계적 추세…해외 선진국보단 저렴한 편
CGV는 오는 4일부터 영화관람료를 1000원 인상한다. 성인 2D 영화의 경우 주중 1만4000원, 주말 1만5000원이다. 아이맥스, 4DX, 스크린X 등 특별관은 2000원씩 올린다.
상품·서비스 가격을 인상하는 기업은 고수익성 체질로 변하길 희망한다. 자금 압박에서 해방되고 내부에 여유가 생기길 기대한다. 그러나 CGV의 경우는 다르다. 지난 2년간 국내 영업손실이 3668억 원에 달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영화산업 전체가 흔들렸다. 최근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결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영화산업 매출은 1조239억 원이다. 2019년 2조5093억 원의 40% 수준으로 감소했다. 영화관 매출(5845억 원)은 이보다 더 낮은 30% 수준으로 축소됐다.
CGV는 지난 2년간 이미 두 차례 영화관람료를 인상했다. CGV 관계자는 "불가피했던 조치"라며 "적자 누적으로 경영 위기가 가중됐다. 영화산업 전체가 더는 버틸 힘이 없다"고 설명했다. 영화산업 전체를 위해 총대를 멨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인상한 영화관람료의 절반은 부율에 따라 배급·제작사에 돌아간다. 복수의 영화 관계자들은 "많은 제작비가 투입된 상업영화들이 연내 개봉을 검토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 수는 약 일흔 편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국내 상업영화의 추정 수익률은 마이너스 50%다. 관람객에게 부담이 전가된 배경에는 정부의 미미한 지원이 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과 달리 영화관에 직접적 지원이 사실상 전무했다. 복수에 걸쳐 발급된 소비할인권은 국민의 문화향유 신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개봉 지원은 부가 개념에 가까웠다. 멀티플렉스의 제작사 지원 등 자구책보다 효과가 클 수 없었다. 상영 관계자 A씨는 "정부가 어떤 금융 정책도 제시하지 않고 영업시간 제한, 띄어 앉기, 취식 금지만 요구해 영업손실을 촉발했다"고 푸념했다.
그렇게 인상된 영화관람료는 아직 해외 선진국보다 저렴한 편이다. 미국은 지역이나 멀티플렉스 체인에 따라 관람료가 천차만별이다. 뉴욕의 경우 주중 성인 2D 영화의 관람료는 21.49달러(AMC 84번가 2만6009원)~15달러(iPic 엔터 1만8154원)다. 현지 2위 멀티플렉스 체인 리갈은 유니언 스퀘어에서 17.40달러(2만1052원), 에식스 크로싱에서 18.10달러(2만1902원), E-워크에서 17.15달러(2만753원)를 받는다. 최대 사업자인 AMC는 지난달부터 텐트폴 영화에 1달러(1210원)~1.5달러(1815원)를 추가로 부과한다.
이온, 토우 등 일본 멀티플렉스 체인의 관람료는 1800엔(1만7832원)~1900엔(1만8831원·세금 제외)이다. 아이맥스, 4DX 등 특별관은 이보다 약 1000엔(9910원) 더 비싸다. 영국 씨네월드는 지난해 영업을 재개하며 평균 관람료를 40%가량 인상했다.
인도 PVR도 지난해 12월 텔랑가나주의 관람료를 50% 높였다. 아자이 비즐리 PVR 회장은 "영화관 산업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큰 타격을 받았다는 점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면서 "효율성을 위해 규모를 키우는 것이 이 산업의 장기적 생존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맹공격에 맞선 싸움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상영관계자 B씨는 "영화관은 임차료, 관리비 등 고정비 지출이 큰 속성상 가격 인상 외에 마땅한 자구책을 구하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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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영화관이 가지는 부담은 하나 더 늘었다. OTT와 경쟁이 심화하면서 차별화한 관람 조건을 요구받는다. CGV의 경우 2020년 2월부터 2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도 지난해 시설 투자를 재개했다. 상영관 수십 곳에 레이저 영사기를 도입하고 사운드 시스템을 교체했다. CGV 관계자는 "최적의 상영 환경 마련은 물론 예매 개시 알림 도입, 멤버십 혜택 강화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관람객의 만족도를 높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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