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테일 혁명]<중>'주말 놀이터' 된 대형마트…'우리동네 쇼핑몰'로 진화
"입체적인 체험과 즐거움" 공략…e커머스와 차별화
이마트 월계점, 인기 맛집+문화·엔터도 힘 실어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잠실점, 보틀벙커 인기몰이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으로 올해 본격 공략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백화점에 이어 대형마트도 그 자체로 '목적지'로 거듭나고 있다. 저녁 반찬거리 마련을 위해 잠깐 들르던 곳에서, '입체적인 체험과 즐거움'을 주는 공간으로 변모 중이다. 최근 전국 주요 매장 리뉴얼을 진행 중인 대형마트 3사의 핵심 방향성은 '고객이 방문하고 싶고, 오래 체류하고 싶은 매장으로의 변화'다. e커머스가 저렴한 가격과 편한 장보기를 강조한다면, 대형마트는 이들이 제공해 줄 수 없는 '체험을 통한 즐거움'에 힘을 싣는다는 전략이다.
이마트 이마트 close 증권정보 139480 KOSPI 현재가 93,600 전일대비 5,600 등락률 -5.65% 거래량 335,587 전일가 99,200 2026.05.19 15:30 기준 관련기사 "직수입 상품 저렴하게"…트레이더스, '글로벌 해외소싱 페스타' 연다 이마트, 신세계건설 5000억 수혈…"재무구조 개선" 이마트, 호주산 소고기·양고기 최대 50% 할인 가 2020년 5월 리뉴얼한 월계점은 '우리동네 스타필드'를 표방한다. '직접 눈으로 보고 사야 속이 시원한' 초신선식품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도록 구색을 강화하는 한편, 맛집을 유치하고 볼거리와 놀거리를 추가해 쇼핑몰에 방문한 것과 다를 것 없는 즐거움을 주는 것이 목표다. 특히 여가 시간을 보내러 오는 고객들을 오래 붙들기 위해 맛집과 문화·엔터테인먼트 매장 구색에 힘을 실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 인기 있는 매장을 갖춘 맛집 거리 '월계 미식가'를 조성, '주말 외식을 위해 마트에 가는' 풍경을 익숙하게 만들었다. 아동서적, 영어서적, 잡지 등을 취급하는 서점 '아크앤북(Arc N Book)'과 트램펄린, 집라인, 클라이밍 등 스포츠 액티비티가 가능한 '바운스트램폴린' 등도 들어왔다.
이 같은 변화는 고객 체류 시간 증가를 불러왔다. 이마트 월계점에서 1시간 이상 주차한 고객 비중은 2020년 28.6%에서 지난해 40% 수준으로 늘었다. 매출도 덩달아 뛰었다. 지난해 이마트 월계점 매출은 전년 대비 22.8% 신장했다. 지난해 리뉴얼한 점포 18곳 상황도 비슷하다. 모두 리뉴얼 이후 전년 대비 두 자릿수 매출 신장을 이뤄냈다. 이천점은 지난해 7월 리뉴얼 오픈 후 30.4%, 서귀포점은 한달 앞선 6월 오픈 후 25.7% 매출이 뛰었다. 올해도 신장세는 이어가고 있다. 이천점과 서귀포점의 지난 1~2월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25.8%, 12.9% 늘었다. 이마트는 2020년 월계점을 시작으로 9개, 지난해 18개 매장을 ‘미래형 점포’로 재단장했다. 이마트는 올해도 10개점 이상 리뉴얼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롯데마트가 그리는 미래형 매장의 단적인 예는 지난해 12월 첫 선을 보인 제타플렉스 잠실점이다. 생동감 넘치는 신선매장을 대폭 강화하는 한편 매장 1층 면적의 70%를 와인 전문점인 '보틀벙커'로 꾸미는 혁신을 실현해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다. '고객이 방문하도록, 방문해 오래 머물도록' 하기 위한 변화다. 제타플렉스는 현재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매출을 기록 중이다. 특히 오픈 3일 동안 전년 대비 7배 이상 높은 매출(6억원)을 기록한 '보틀벙커'는 방문객 중 2030세대 고객 비중이 절반 이상(53%)이었다. 희귀 와인·위스키를 갖춘 데다 와인 80여종을 시음할 수 있는 '테이스팅탭'을 이용할 수 있다는 소식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퍼지며 마트에서 보기 힘든 '오픈런(매장 문을 열기 전부터 입장을 위해 줄을 서는 것)'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롯데마트는 이 같은 성공을 바탕으로 이달 광주상무점에 2호점을 여는 등 '보틀벙커' 매장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홈플러스는 '메가푸드마켓'으로 고객 체류 시간 확대에 나섰다. 오프라인의 강점인 신선식품으로 매장 절반 이상을 채우고 건강빵과 유명 카페 원두를 사용한 커피, 샐러드 등을 갖추는 등 '고객 경험'을 대폭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달 문을 연 간석점은 매장 입구에 베이커리와 샐러드 코너를 전면 배치, 타 매장과 차별화했다. 이곳 '몽블랑제' 베이커리 내 건강빵 매출은 지난달 17일부터 지난 6일까지 전년 대비 725% 급증했다. 홈플러스는 간편식 특화존 '다이닝 스트리트'에 특히 힘을 줬다. 냉장·냉동·상온 간편식을 한데 모은 곳이다. 모든 종류의 간편식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도록 '원스톱 쇼핑'을 구현, 오픈 후 4일간 밀키트 매출만 전년 대비 1170% 급증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홈플러스는 현재 인천 간석점을 비롯해 청라점, 송도점, 작전점, 인하점, 가좌점, 서울 월드컵점을 ‘메가푸드마켓’으로 재개장했다. 올해 추가 10개점을 조성하는 데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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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대형마트가 앞으로도 '쇼핑 과업 해결'을 위해 피로도가 누적되는 e커머스의 단점을 넘어 '방문 자체가 여가 시간의 즐거움이 되는' 차별화 전략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것으로 봤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온라인 장보기가 아직은 입체적이지 않다"며 "대형마트는 소비자들이 온라인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업그레이드 된 쇼핑의 즐거움'을 주는 방향으로 차별화 포인트를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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