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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크랩 한마리 30만원' 폭탄맞은 수산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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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사태'에 가격 급등
10만원대 후반서 30%↑
연어도 급등 단골엔 안 권해
식당 메뉴판서도 사라져

14일 러시아 사태로 러시아산 킹크랩 등 가격 오르자 손님이 줄어들었다고 노량진수산시장 상인들은 입을 모았다./사진=오규민 기자 moh011@

14일 러시아 사태로 러시아산 킹크랩 등 가격 오르자 손님이 줄어들었다고 노량진수산시장 상인들은 입을 모았다./사진=오규민 기자 moh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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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규민 기자] “킹크랩 한 마리가 30만원 넘어가니 손님들이 가격 듣고 도망을 칠 정도에요.” 14일 오후 서울 동작구에 있는 노량진수산시장에서 킹크랩을 판매하는 A씨(54)는 이같이 말하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물량이 없으니 비싸게 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수산물 업계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국제사회의 대러 제재, 러시아의 비우호국가 지정 등으로 하늘길이 막히자 러시아산 의존도가 높은 킹크랩·연어는 물량부족으로 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덩달아 식당들도 관련 메뉴를 판매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노량진수산시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손님보다 가게 옆 간이의자에 앉아있는 상인들이 더 많을 만큼 시장 거리는 한산한 모습이었다. 상인들 대부분은 어두운 얼굴로 휴대폰을 보거나, 얼마 없는 손님들이 지나갈 때마다 가벼운 호객행위가 전부였다. 이들은 킹크랩과 대게 가격을 묻는 취재진에 일제히 고개를 저으며 “가격이 비싸져서 아무도 안 사먹는다”고 말했다. 이날 킹크랩은 시장에서 1kg당 13만원까지 거래되고 있었다. 킹크랩 한 마리를 산다면 무게에 따라 30만원이 넘는 가격이다. 러시아 사태 이전 1kg당 10만원 후반대에 거래된 것과 비교해 약 30% 가격이 상승했다.


시장 수조에는 킹크랩과 대게가 가득했다. 전쟁 발발 이전 기존 90%를 점유하던 러시아산이 아닌 노르웨이산이 수조를 채웠다. A씨는 “노르웨이산은 러시아산에 비해 품질이 안 좋지만 울며 겨자 먹기로 노르웨이에서 온 킹크랩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대게를 판매하는 B씨(63)도 “대게 수입량이 줄었다가 조금씩 들어오기 시작했지만 가격은 1kg당 7만원인데 비싸다"며 "그래서 그런지 손님들이 사기를 주저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산 킹크랩, 대게뿐 아니라 노르웨이산 연어도 수급에 차질을 빚어 식당들이 관련 메뉴 판매를 중단하고 있다./사진=오규민 기자 moh011@

러시아산 킹크랩, 대게뿐 아니라 노르웨이산 연어도 수급에 차질을 빚어 식당들이 관련 메뉴 판매를 중단하고 있다./사진=오규민 기자 moh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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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 판매 시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연어를 판매하는 김모씨(54)는 “단골손님들에게 연어를 사지 말라고 한다”고 했다. 김씨는 한 덩어리(약 500g)당 2만원에서 3만5000원으로 가격을 올릴 예정이라며 “3만원으로 올릴까 생각했는데 그러면 한 마리당 이윤이 적으면 5000원까지 밖에 안 나올 것 같다”고 토로했다. 노량진수산시장 관계자는 “데이터 상으로 봤을 때 킹크랩과 연어는 공급이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 제공하는 ‘오늘의 경락시세’에 따르면 러시아산 대게의 경우 항공길이 막히기 전인 지난 5일에는 3310kg이 거래됐지만 14일에는 242.9kg만 거래됐다.

사태가 악화되자 연어 등을 주력으로 하는 식당들은 판매조차 못하는 상황이다. 공덕동에서 연어전문점을 운영하는 이모씨(41)는 “(연어 가격은) 12월부터 2월까지 1kg당 5000원씩 올라 1만7000원이었지만 지금은 1kg당 2만7500원이다”라며 “연어 관련 메뉴 전부를 판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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