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李도 尹도 못 믿겠다"…'부동층' 2030 표심, 어디로 갈까
"지지 후보 없다", "마음 안 가" 방향 못 정한 청년 표심
2030 세대, 전 연령층 중 부동층 비율 가장 높아
대선 향방 결정 지을 '막판 변수' 될 가능성도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지지 후보요? 딱히 없어요.", "결국 이재명 아니면 윤석열 같은 데 둘 다 마음에 들지 않네요."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8일, 2030 청년들은 여전히 대선 후보들을 두고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본 선거일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이들 중 상당수는 '누구에게 표를 줘야 할지 확신이 안 선다'며 토로했다.
2030 세대는 이번 대선 승자를 결정 지을 '캐스팅보트' 세대로 손꼽힌다. 다른 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파성이 적은 데다, 막판 여론조사까지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들이 어떤 방향으로 쏠리느냐에 따라 대선 결과가 뒤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李, 尹 모두 선뜻 뽑기 힘들다" 망설이는 2030
이날 서울 신촌 유플렉스 광장 인근에서 만난 20대 대학생 A씨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대장동 의혹 같은 비리로 떠들썩해서 선뜻 뽑기 힘들다"라면서도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유세 중에 말실수가 많아서 논란이 됐지 않나.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하려면 경험이 중요한 것 같은데, 그런 측면에서 미덥지 않다"라고 말했다. 거대 양당 후보 중 누구에게도 마음이 가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는 "원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뽑을 생각이었다"라며 "그런데 중도에 사퇴하는 바람에 이제는 누구에게 한 표를 줘야 할지 정말 모르겠다. 투표장에 가서까지 고민할 것 같다"라고 토로했다.
청년들은 이번 대선에서 '공정성'을 가장 중요한 안건으로 여긴다고 대답했다.
대학생 B씨(24)는 "윤석열 후보가 토론하는 모습을 보고 크게 실망했지만, 어쨌든 정권교체는 필요하다"라며 "민주당 출신 대통령이 대선에서 이기고, 총선에서는 180석까지 얻었는데 국민을 섬기는 모습을 보여주기는커녕 자신들의 밥그릇 챙기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바로 잡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여성들은 윤 후보와 국민의힘의 '여성가족부(여가부) 폐지 공약' 등이 남녀 간 성별 갈등을 조장하는 것처럼 느껴진다며 거부감을 보이기도 했다.
20대 여성 C씨는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도 비호감적인 측면이 많았지만, 국민의힘은 '성별 갈라치기' 등 젠더 갈등을 유도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고 생각한다"라며 "이재명 후보가 완벽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최소한 여성 유권자를 신경 쓰는 척이라도 하는 사람에게 표를 던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동층 비율 가장 높은 2030, 이번 대선 '막판 변수'
2030 세대는 이번 대선의 '막판 변수' 중 하나로 손꼽힌다. 전체 세대 중 아직 마음을 못 정한 부동층 비율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전인 3월 첫째주까지 전국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2030 세대 부동층은 11.6%를 기록해 전체 세대 그룹 중 가장 높았다. 뒤이어 6070 세대(7.5%), 4050 세대(4.7%) 순이었다.
전 연령대에서 전반적으로 2030 세대가 부유하고 있는 양상이다. 이들이 막판에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대선의 향방이 변화할 수도 있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야 양당 후보들도 2030 '표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3일 서울 시내 유세에서 여성·청년층 집중 유세에 나섰다. 특히 그는 "여성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불안을 느낀다. 모두가 범죄 걱정 없는 안전한 나라, 그런 나라를 제가 책임지고 만들 것"이라며 여성 정책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 또한 지난 1일 청년들이 주로 모이는 서울 신촌 대학가를 찾아 '대한민국 만세' 유세를 진행하며 2030 세대 유권자들에게 구애했다.
전문가는 현재의 청년층은 이전 세대와 달리 '이념 구분'이 희박하기 때문에, 후보들의 선거 전략도 달라져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2030 세대는 표심 변화가 크다. (지난해) 4·7 재보궐선거 당시 민주당을 지지했던 20대가 나중에는 국민의힘으로 이탈한 현상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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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현재의 20대는 진보, 보수 등 지금까지 정당을 구분했던 이념의 잣대로 파악하기 힘들다. 이들은 이념과 상관없이 자신의 득실에 따라 지지 정당을 바꾼다는 점에서 '탈이념적' 세대"라며 "시대가 지날수록 이런 성향이 있는 유권자가 우리 정치의 중심으로 자리 잡을 것이기 때문에 (정치인들은) 이를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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