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민간 핵심광물 재고까지 파악…"영업비밀 유출" 우려
정부, 공급망 대응 위해 정보통제력 강화
민간 기업은 영업비밀 유출 우려에 '난색'
업데이트 주기 따라 매일 현황 제공해야 할 수도
공급망 위기에 탈원전 등 정책기조 뒤집고 있어
[아시아경제 세종=이준형 기자] 정부가 산업계 우려에도 국가 자원에 대한 정보 통제력을 강화하고 나선 배경에는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최고조에 달한 공급망 리스크가 있다. 국제유가가 치솟고 있는 데다 공급망 병목 현상으로 핵심 원자재 수급 차질이 우려돼 범정부 차원에서 공공·민간 영역의 자원 수급 현황을 면밀히 파악하겠다는 것이다.
기업들은 정부 취지에는 공감하나 영업비밀 유출이 우려된다는 반응이다. 정부에 자원 수급 현황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경쟁사 등에 정보가 새어나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제품 생산과 직결되는 핵심광물에 관한 정보는 현재 생산능력과 향후 생산계획 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돼 영업비밀에 해당된다. 실제 대부분의 기업은 자원 수급 현황을 영업비밀로 취급하고 있다.
정부가 ‘상시 모니터링’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기업 반발을 키울 수 있는 대목이다. 정부는 요소수 부족 사태 등 공급망 위기 상황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자원 수급 현황을 들여다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간기업이 정부에 제공해야 하는 정보량도 덩달아 늘어난다는 의미다. DB 업데이트 주기에 따라 매주, 또는 매일 수급 현황을 제공해야 할 수도 있다. 데이터를 빈번히 제공하는 만큼 DB 구축 및 업데이트 과정에서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
또 정부가 최근 공급망 관련 정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어 이중규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당장 기획재정부가 추진 중인 ‘경제안보를 위한 공급망관리기본법’과 겹치는 부분이 적지 않다.
역차별에 대한 우려도 남는다. 민간기업이 정부 지원을 받는 공공기관과 동일한 수준의 정보 제공 의무를 지는 건 불합리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정부는 자원전쟁에서 낙오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 정권 내내 꾸준히 이어왔던 정책 기조를 하나씩 뒤집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적폐’로 찍힌 해외자원 개발이 대표적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달 14일 ‘제4차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에서 해외광산 매각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구리, 리튬 등 핵심광물을 채굴할 수 있는 해외광산 6곳을 매각한 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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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발전에 대해서도 전향적 의견을 내놨다. 문 대통령은 지난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현안 점검 회의’에서 "원전이 지속 운영되는 향후 60년 동안은 원전을 주력 기저전원으로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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