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반대 나선 주민들…법원 "한시적 저장 위한 임시시설"
판결문 명시된 파이로 프로세싱은 여전히 개발 중…추가 연구 필요
해외도 원전 내 보관…올해부터 핀란드 올킬루오토 섬 지하에 영구 보관

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들이 월성원전 핵폐기물 임시저장시설 추가건설 반대를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들이 월성원전 핵폐기물 임시저장시설 추가건설 반대를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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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발전은 '방사성 폐기물'을 남긴다. 그중에서도 사용후핵연료는 방사능 함유량이 높은 고준위 폐기물이다. 저장시설 자체가 '혐오시설'로 인식되면서 사회적 갈등도 불거지고 있다. 20대 대선을 앞두고 각 후보가 저마다 원전 정책을 발표하고 있지만, 사용후핵연료 처리 문제는 논의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가운데 탈원전 정책에 반대하는 한 후보는 대선 토론회에서 관련 기술이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며 '파이로프로세싱' 기술을 언급했다. 파이로프로세싱은 사용후핵연료에서 재순환이 가능한 핵연료와 폐기물을 분리수거해 재활용하는 꿈의 기술로 불린다.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반대 행정소송… 1심 "'파이로프로세싱' 연구 중"

지난해 6월 기준 우리나라는 사용후핵연료 2280만4405개를 원전에 저장 중이다. 다발로 치면 51만6679다발 중 50만1519다발이 저장된 것이다. 전체의 97.1%가 사실상 포화상태다. 사용후핵연료는 원전에서 사용한 장갑과 걸레 등 방사능 함유량이 미미한 중·저준위 폐기물과 달리 방사성 오염도가 높아 처리가 까다롭다. 사용후핵연료의 처분 또는 재활용 등에 관한 명확한 국가 정책도 수립되지 않고 있다.


원전 인근 주민들이 원전 부지 내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을 추가로 짓는 것을 환영하기 어려운 이유다. 현재 시민단체와 월성원전 인근 주민들이 월성원전 1∼4호기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건설을 허가한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처분에 반발해 제기한 행정소송 항소심이 서울고법에서 진행 중이다.

지난해 1심을 심리한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한원교)는 주민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국의 '폐기 결정'이 없었기 때문에 방사성 폐기물이 아니란 이유다. "(문제가 된 시설물은) 사용후핵연료를 한시적으로 저장하기 위한 임시시설이므로, 방폐물유치지역법 제18조의 '사용후핵연료 관련 시설'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도 했다.


1심 재판부는 아울러 2015년 11월 발효된 신 한·미원자력협정을 통해 '파이로프로세싱' 기술로 사용후핵연료 재활용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10년째 연구과정인 기술… "주민 불안 해소 못해"

하지만 파이로프로세싱 기술은 주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거나 판결문에 인용될 정도로 뚜렷한 연구성과가 나온 상태가 아니다. 지난해 9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미 핵연료주기공동연구(JFCS)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하지만 파이로프로세싱 기술의 기술적, 경제적 타당성은 밝히지 않았다.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만 반복했다. 10년간 연구를 진행했지만 여전히 성과를 못 낸 셈이다.


해외 역시 사용후핵연료를 원전 내에 보관하고 있기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올해부터 핀란드는 원전 바깥의 부지에 사용후핵연료를 묻기 시작한다. 보트니아만에 위치한 올킬루오토 섬 지하에 영구처분장 ‘온칼로’에선 사용후핵연료를 담은 캐니스터 3250개를 영구 보관할 수 있다. 이는 월성원전의 10배 수준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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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 역시 주민의 설득이 쉽지 않았다. 핀란드는 부지 조사를 1983년부터 시작했으며 최종 후보 지역 선정에만 17년이 걸렸다. 아울러 보관기간을 10만년으로 정했지만 한 번도 시도해보지 않은 시설이기 때문에 어떤 결과를 낳을지도 장담할 수 없다.


결국 관련 기술이 개발될 것을 전제로 사용후핵연료 처리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목소리는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참트루?] 핵폐기물 처리시설 갈등… '처리기술'이 해결 가능할까 원본보기 아이콘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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