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문재인 정부의 금기어인 해외 자원개발 적폐가 없어지게 될 것 같다. 문 대통령이 14일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전 세계적인 공급망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자원공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해외 광산을 매각하지 않기로 했다. 이 뿐만 아니라 최근 벌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대비해 원자재 공급망 비상 행동 계획을 마련했다.
이번 전략회의에서 관심을 끈 공급망 대책은 단연 핵심 품목의 확보와 이를 관리하는 체계 정비다. 정부는 구체적으로 자원공기업이 갖고 있는 해외 광산 중 공급망 측면에서 중요한 것은 매각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 해외 자원개발은 지난 이명박 정부 이후 사실상 정부 내 적폐로 통했다. 특히 문 정부는 해외 자원개발을 과거 정부의 실패한 사업으로 규정하고 자원공기업의 주요 해외 광산을 매각한다는 방침에 따라 구리, 리튬 등 총 4개 광산과 여러 프로젝트 등을 매각 내지 포기하고 말았다. 현재 한국광해광업공단(구 광물자원공사)이 갖고 있는 니켈·코발트, 구리, 유연탄 등 15개 광산 지분도 처분 절차를 밟고 있다.
그러나 원자재 값은 연일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현재 상황이 가장 좋지 않은 원료는 구리다. '산업의 바로미터'라고 일컫는 구리의 세계 재고는 40만t이 조금 넘는다. 이는 전 세계 소비량의 1주일 사용 수준이다. 구리값은 지난 11일(현지시각)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t당 1만40달러를 기록해 연초보다 67.9% 올랐다.
에너지 자원인 유연탄 가격도 문제다. 제철,시멘트 제조에 쓰이는 원료용 유연탄 가격이 2021년 연평균 t당 211달러였는데 1월말 기준 407달러로 444.50% 올랐다. 또 화력발전에 쓰이는 연료용은 같은 기간 127달러에서 198달러로 226.52% 상승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더 고조되면 원유와 천연가스 가격이 수직 상승하게 되고 유연탄 가격은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오를 것으로 예측된다.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원자재를 중국에서 조달 받고 있는데 중국 또한 원자재 수요 증가로 해외 공급망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은 자국 내 광산개발은 물론이고 해외 자원개발에도 적극적이다.
세계 신성장 동력인 전기차 배터리 시장 확대를 위한 배터리 원료 확보도 문제다. 배터리의 핵심 소재 중 하나인 양극재에 들어가는 원료는 리튬, 니켈, 코발트다. 이 중 리튬 가격이 올해 들어 44% 넘게 폭등했다. 배터리 수요가 급속도로 늘고 있지만,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해서다. 앞서 한국은 2009년 이명박 정부 당시 리튬 확보 전략을 수립하고 칠레,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3곳 리튬사업에 광물공사와 LG상사, 삼성물산, GS에너지, 포스코 등 민간기업이 함께 뛰어들어 지분 인수에 성공했다. 그러나 지금은 모두 매각 또는 포기하고 철수해 버렸다.
한국이 지난 10년간 적폐 논란을 초월하는 자원개발 국가 전략을 세우고 정권 교체와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개발을 추진해 왔더라면 지금 한국은 더 높은 곳에 가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금할 수 없다. 과거는 다시 돌이킬 수 없지만 지금부터가 문제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경제 성장을 이룬 경험이 있는 대한민국이 계속 성장하려면 첫째가 해외 자원개발을 통한 안정적 자원 확보, 둘째가 초격차 기술력, 셋째가 고부가 제품 생산이다. 더 붙인다면 충분한 전문인력 양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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