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후원받는 SNS 계정들, 대규모 온라인 여론전 벌여"
反 중국 해시태그에 스팸 게시글로 '물타기' 시도
인권 운동가 "中, 서방 설득할 필요 없어…흙탕물 튀기는 것"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보이콧 시위 / 사진=연합뉴스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보이콧 시위 / 사진=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중국의 후원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 다수가 온라인 반중(反中) 인권운동에 의도적 '물타기'를 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서구 인권단체들이 쓰는 특정 해시태그에 스팸 게시물을 도배해 누리꾼들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방식이다.


미국 금융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친중 트위터 계정들이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 비판적인 해시태그를 향해 홍수처럼 밀려들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이 계정들이 목표물로 삼은 것은 '#GenocideGames(학살게임)'이라는 해시태그다. 이 해시태그는 국제 인권단체는 물론 미국, 영국 등 일부 서구 국가의 정치인들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신장 위구르 자치구 탄압 등 중국의 인권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려는 방안으로 추진됐다.


그러나 최근 트위터에 대량으로 생산된 계정들이 이 해시태그를 사용하며, 중국 인권탄압과는 무관한 스팸 게시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해시태그의 효과와 의도를 감추기 위한 의도적인 전략으로 보인다고 WSJ는 전했다.

'#GenocideGames 해시태그는 서구 인권운동가들이 중국의 인권탄압 문제를 규탄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나, 최근 친중 계정들의 '물타기'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이 해시태그를 쓴 누리꾼들의 트위터 글. / 사진=트위터 캡처

'#GenocideGames 해시태그는 서구 인권운동가들이 중국의 인권탄압 문제를 규탄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나, 최근 친중 계정들의 '물타기'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이 해시태그를 쓴 누리꾼들의 트위터 글. / 사진=트위터 캡처

원본보기 아이콘


이 '해시태그 물타기' 정황을 처음 포착한 것은 미국 클렘슨대 산하 '미디어포렌식허브'다. 포렌식허브에 따르면, 이들 친중 트위터 계정은 지난해 10월 말부터 대량으로 생산됐다. 당시부터 지난 1월20일까지 해시태그를 사용한 트윗은 무려 13만2000건가량 올라왔으며, 이 게시글 중 약 67%는 트위터의 스팸 관련 정책에 따라 삭제된 것으로 파악됐다.


클렘슨대 연구진이 추적한 신규 계정 10개 중 1개는 생성 후 첫 트윗부터 #GenocideGames 해시태그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연구진은 "처음부터 '해시태그 홍수' 작전을 위해 특별히 만들어진 계정들인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 위구르인권프로젝트 활동가인 피터 어윈은 WSJ와 인터뷰에서 "그들(중국)이 서방의 모든 사람을 설득할 필요는 없다. 흙탕물을 튀기려는 것이다"라고 중국 측의 의도를 추측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벌어진 베이징 올림픽 반대 시위 / 사진=연합뉴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벌어진 베이징 올림픽 반대 시위 / 사진=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한편 중국 정보 당국이 이같은 수단을 동원해 '인터넷 여론전'을 벌인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해 말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당국이 페이스북, 트위터 등에서 여론 조작을 하기 위해 민간업체에 입찰 공고를 낸 증거를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NYT가 확보한 문서에 따르면 중국 측은 당시 '해외 SNS 계정 등록', '해외 SNS 계정 위장 및 유지' 등에 매월 5000위안(약 93만원), 영상 제작에 매월 4만위안(약 751만원) 등의 비용을 책정했다.


계약 업체는 당국에 페이스북 등 해외 SNS 별로 1개월에 걸쳐 300개 정도의 계정을 상시 제공할 수 있어야 하며, 이렇게 만들어진 계정을 장기간 유지해야 하고 팔로워 수도 일정 수 이상 확보해야 하는 조항이 있었다고 NYT는 전했다.

AD

이를 두고 NYT는 '해외 SNS에서 이뤄지는 중국 정부의 광범위한 선전·선동 작업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