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까지 번진 美·中 갈등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중국 정부가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과 자국 우주정거장(톈궁)과 충돌할 뻔 한 사건을 유엔에 강력 항의했다. 중국은 1967년 제정한 ‘우주 조약’ 의무 위반이라고 맹비난하며 미국에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대만 문제와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외교적 보이콧 등으로 고조되는 미·중 갈등 전선이 우주로까지 번지는 모습이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들이 올 7월과 10월 중국 우주정거장에 접근, 중국 측은 충돌을 피하고자 우주정거장의 궤도를 옮기는 회피기동을 했다"고 밝혔다.
자오 대변인은 지난 3일 중국 정부가 유엔 사무총장에게 미국이 우주 조약에 따른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데 강력한 유감을 표하는 항의 서한을 보낸 사실도 뒤늦게 밝혔다. 이 외교 서한에서 중국 정부는 "두 차례 충돌 위기 당시 우주비행사가 탑승해 있어 이들의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었다"며 "우주 조약에 가입된 모든 당사국에 우주 활동에 대한 책임을 상기시켜 달라"고 요구했다.
1967년 체결한 우주 조약은 어떤 국가도 우주공간과 천체를 소유할 수 없으며 우주 탐사와 이용은 모든 나라의 이익을 위해 평화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자오 대변인은 "미국은 다른 나라에 우주 활동에 대한 책임을 강조하면서 정작 자신은 우주 조약 의무를 무시하고 우주비행사의 안전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 전형적인 이중잣대"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재발 방지 차원에서 책임 있는 조치를 해야 한다며 강조했다.
중국 내에서도 비난 여론이 커지고 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는 ‘스타링크는 우주 쓰레기 더미에 지나지 않는다’, ‘스타링크 위성이 중국 우주인을 위협하는 미국의 무기가 됐다’, ‘스타링크의 위험성이 점차 드러나고 있으며, 전 인류가 머지않아 머스크의 우주사업으로 대가를 치르게 될 것’ 등의 비난 글들이 쏟아졌다.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는 저궤도 소형 위성 4만2000개를 쏘아 올려 지구 전역에서 이용 가능한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구축하는 스타링크 위성 네트워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19년 이후 1만6000개 이상의 위성을 우주로 보냈으며, 앞으로 3만여개를 추가로 올릴 계획이다.
대만 문제와 베이징 동계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으로 전면전을 벌이고 있는 미·중이 우주에서도 전쟁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외신들은 평가했다. 중국이 독자적 우주정거장인 톈궁 건설로 우주굴기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미국도 스페이스X를 필두로 우주역량 구축에 열을 올리면서 미·중간 우주전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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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2022년 톈궁 우주정거장이 완공되는 대로 오는 2030년까지 우주비행사들을 달에 보낸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우주정거장 외 달과 화성 탐사를 성공시키며 미국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 중국은 지난해 말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달 샘플 채취에도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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