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도 편하게 밥 먹자" vs "교대 근무로 충분" '점심시간 휴무제' 속속 도입, 반발은 여전
지방 일부 지자체들, 내년부터 '점심시간 휴무제' 도입
"민원 해결이 최우선" "직업 특성 생각해야" 시민들 반발
전문가 "충분한 검토, 시민들 설득 과정 있어야"
[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점심시간 민원 업무를 중단하는 '점심시간 휴무제'를 도입하거나 시범운영 하는 지자체가 늘면서 향후 전국적으로 확산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무원의 쉴 권리를 보장한다'는 취지인데, 일각에선 시민들 불편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는 점심시간 휴무제 시행은 시민들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지난 11월 부산 중구와 기장군 등 10개 구·군은 내년 1월1일부터 점심시간 휴무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오부터 오후 1시까지 행정복지센터나 구청 등의 민원 업무가 중단된다. 업무가 중단되는 동안에는 시민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무인민원발급기를 늘리고 관련 홍보나 안내를 지속할 방침이다.
현행 지방공무원 복무규정 제2조 2항은 공무원의 점심시간을 정오부터 오후 1시까지로 정해놓고 있다. 다만 직무의 성질·지역 또는 기관의 특수성을 고려해 필요에 따라 1시간 범위에서 점심시간을 유동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대다수의 지자체가 오전 11시~오후 2시를 점심시간으로 두고, 교대근무 하는 방식으로 민원 업무를 처리해 왔다.
광주시 산하 5개 지자체도 지난 7월부터 점심시간 휴무제를 시행 중이다. 이 밖에도 충남 공주시, 부여군이 점심시간 휴무제를 시범 도입해 시행 중이며, 경남 합천·함안군도 내년 1월1일부터 시범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방 일부 지자체를 중심으로 점심시간 휴무제가 확대되면서 전국적으로 시행될지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시민들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공무원도 편하게 식사할 권리가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공무원이란 직업은 시민들 민원을 처리하는 게 가장 우선 아니냐"며 반발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특히 상대적으로 인구가 많은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 거주하는 시민들의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서울에 사는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교대 근무를 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소방관, 경찰관들이 점심시간 고려하면서 일하는 건 아니지 않나"라며 "은행도 여전히 점심시간에 운영한다. 시민들 생활과 밀접하고 필수적인 활동이기 때문 아닌가. 공무원이라는 직업의 특성을 생각해야 한다. 일반 직장인들도 상황에 따라 정오~오후 1시에 점심 못 먹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공무원노조는 규칙적인 점심시간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수진 전국공무원노조 광주지역본부 본부장은 지난 4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점심시간을)1시간 보장도 현실적으로는 못 받는 상황이다. 업무가 끊겨야 짬을 내서 밥을 먹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동주민센터의 경우 엄청난 양의 개인정보를 다루는 곳이고, 특정 공무원은 특정 업무의 권한을 고유하게 가지고 있다"라며 "교대 근무를 하더라도 다른 공무원이 그 업무를 대신할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 그렇기에 정오부터 오후 1시까지 일괄적인 휴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교대 근무를 통해 충분히 민원을 처리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인천지역 구청 5년 차 공무원인 김모씨(29)는 "지자체 업무 특성상 방문, 전화 민원이 최일선 업무라 정오~오후 1시에 딱 쉴 수가 없는 일"이라며 "지자체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겠지만, 일하면서 점심에 교대 근무하는 걸 크게 부당하거다나 불편하다고 생각했던 적은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점심시간 휴무제 시행 시 시민 불편을 최소화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석환 한양대 정책학과 교수는 "점심시간 휴무제 시행은 상대적으로 인구가 많은 도시 지역이 문제가 될 것 같다. 민원을 위해 점심시간 활용하는 직장인들이 많은데 관공서가 문을 닫아버리면 반차를 내는 등의 방식을 활용해야 하고 불편 일으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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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점심시간 문제는 공무원 직무 특성상 불편을 조금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 아닐까 한다. 다만, 점심시간 휴무제가 꼭 필요하다면 지자체 내부의 충분한 논의와 검토가 필요하다. 또 시민들을 설득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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