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단체, 서울 광화문서 총궐기 집회
"매출 규모 상관없이 손실 보상하라", "방역패스 철회하라"

한 집회 참석자가 피켓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피켓에는 '소상공인들에게 벌어놓은 돈으로 버티란 지 2년이 지났습니다. 이젠 무슨 돈으로 버텨야 합니까?'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사진=허미담 기자 damdam@

한 집회 참석자가 피켓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피켓에는 '소상공인들에게 벌어놓은 돈으로 버티란 지 2년이 지났습니다. 이젠 무슨 돈으로 버텨야 합니까?'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사진=허미담 기자 damd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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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방역패스 철회하라!", "소상공인 생존권 보장하라!"


정부가 내달 초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한 가운데 방역지침에 반발한 전국의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서울 광화문 거리에 집결했다. 이들은 계속된 정부의 방역 실패에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고 호소하며,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 철회 등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자영업자들은 정부가 지급하는 손실보상금이 실제 피해액을 보상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2일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약 2시간 동안 서울 종로구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서 총궐기 대회를 진행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영하권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정부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2년 동안 우리는 약속을 지켰고 정부는 약속을 저버렸다', '정말 자살해야 끝나는 건가요. 내 가족은요?' 등의 내용이 담긴 피켓을 들고 정부에 대한 분노를 쏟아냈다. 일부 참석자는 '매출 규모 상관없이 손실 보상하라!'는 문구가 쓰인 빨간 마스크를 착용하기도 했다. 이들은 일제히 '생존권을 보장하라', '방역패스 철회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이어갔다.

비대위는 당초 299명 규모로 집회 신고를 마쳤다. 그러나 이날 진행된 총궐기 대회에는 예고된 인원보다 더 많은 인파가 모였다. 집회 장소는 참석자 인원을 제한하기 위해 펜스로 둘러싸여 있었으나, 인원 초과로 펜스 안에 들어오지 못한 일부 자영업자는 경찰에 "들여보내 달라"며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가 22일 서울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서 영업제한, 방역패스 조치 중단 등을 요구하는 총궐기 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허미담 기자 damdam@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가 22일 서울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서 영업제한, 방역패스 조치 중단 등을 요구하는 총궐기 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허미담 기자 damd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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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우리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지난 2년간 코로나 사태의 가장 큰 피해자이자 일방적 희생양이 됐다. 방역에 적극 협조해왔지만, 방역 방침은 계속 연장되고 충분치 않은 지원금과 손실보상금으로 위기 극복에는 갈 길이 멀기만 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 사태로 소상공인·자영업자 경제가 흔들리고 우리 경제까지 흔들리고 있다"며 "폐업자가 늘고, 견디다 못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극단적 선택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오 회장은 이어 정부를 향해 ▲방역패스 철회 ▲영업제한 철폐 ▲소상공인 지원금 대폭 확대 ▲손실보상법 시행령 즉각 개정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확대 적용 철회 등을 촉구했다.


이날 집회가 열리기 전인 오후 2시께부터 집회 현장에 나와 있던 40대 자영업자 김모씨 또한 정부의 방역지침에 분노를 표했다.


2019년 하반기부터 유흥업소를 운영했다고 밝힌 김 씨는 "정부가 피해 보상을 안 해주고 'K-방역'이라는 자화자찬 프레임에 빠졌다. 유흥업소 운영하는 걸 무슨 불법인 것처럼 분위기를 몰아간다"며 "영업 제한을 단기간 했으면 우리도 감수할 수 있다. 하지만 자영업자가 희생한 지 벌써 2년이 됐다. 얼마만큼 더 감수해야 하는 거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도대체 누구를 위한 정책인지 모르겠다. 형평성이 없다. 정부의 탁상공론에 자영업자만 죽어나고 있다"며 "낮에 일하는 식당은 밤까지 영업할 수 있지만, 우리 같은 주점은 가게를 늦게 열어서 그냥 파리만 날린다. 업종별로 영업시간 제한을 다르게 해야지, 일괄적으로 밤 9시까지로 제한하면 무슨 의미가 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22일 집회 참석자들이 피켓을 들고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허미담 기자 damdam@

22일 집회 참석자들이 피켓을 들고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허미담 기자 damd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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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40대 자영업자 홍모씨도 "유흥업소를 운영 중인데 너무 분해서 전라도에서 올라왔다"며 "억울해서 견딜 수가 없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모르겠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은 정부가 하라는 대로 다 했다. 우리가 이만큼 희생했지만 돌아오는 게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자영업자를 우롱하는 것도 아니고 위드 코로나를 했다가 다시 거리두기를 강화하는 건 대체 무슨 짓이냐"며 "정부가 자영업자를 사지로 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가운데 원희룡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정책총괄본부장과 이성만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일부 정치인이 "전국의 소상공인·자영업자분들께 죄송하다"며 각각 단상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되레 자영업자들의 반발을 샀다. 집회 참석자들은 "정치인들은 내려가", "조용히 해", "유세하러 왔냐"라며 소리쳤고, 일부는 욕설을 내뱉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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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방역조치 강화로 매출이 감소한 320만 소상공인에게 손실보상과는 별개로 각 100만원의 방역지원금을 지원하기로 한 상태다. 또 방역패스 적용 확대에 따른 방역물품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최대 10만원의 현물 지원도 병행할 예정이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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