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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하면 사라지는' 은행…금융소외 계층 어쩌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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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시중은행, 내년 2월까지 131곳 폐쇄
지난해 236개 이어 올해도 229개 문 닫아

'툭하면 사라지는' 은행…금융소외 계층 어쩌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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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진호 기자] 경남 통영에서 자영업을 하는 우종영씨(55·가명)는 하루에도 몇 번씩 은행을 찾는다. 현금거래가 많은 탓에 수시로 은행을 찾아 돈을 입금하기 위해서다. 그런 우씨는 최근 해당 은행이 통폐합된다는 소식을 접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우씨는 통합점 위치를 보고 깜짝 놀랐다. 인근 도시인 거제시에 통합점이 마련된다는 안내문을 봤기 때문이다. 차로 이동해도 30분은 족히 걸리는 터라 우씨는 주거래 은행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이 향후 3개월 간 총 130개가 넘는 영업점(출장소 포함) 문을 닫는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거래가 더욱 일상화된 데다, 효율성과 비용절감을 위해 중복 점포 줄이기에 적극 나선 영향이다. 특히 비대면 거래에 어려움을 겪는 노인 등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해 금융당국이 연초부터 자제를 압박하고 나섰지만 은행들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은행의 영업점 폐쇄 속도는 갈수록 속도를 더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은 내년 2월까지 향후 3개월 간 총 131개의 점포를 폐쇄한다. 다음 달 48곳을 시작으로 내년 1월과 2월에 각각 79곳과 4곳이 통폐합된다. 가장 많은 점포를 폐쇄하는 곳은 신한은행으로 총 47곳이 문을 닫는다. 이어 국민은행(36곳), 우리은행(24곳), 하나은행(13곳), 농협은행(11곳)도 차례로 영업점을 정리한다.


특히 신한은행은 내년 1월17일 한 번에 42곳의 영업점을 통폐합한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도 각각 내년 1월24일 35곳, 다음 달 30일 24곳을 한 번에 폐쇄한다.


은행의 영업점 폐쇄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빨라지는 분위기다. 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영업점은 2017년 191곳 줄어든 이후 2018년 27곳, 2019년 38곳으로 속도가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본격화된 지난해에는 236개나 급감했다. 올해 들어서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연초 금융당국의 자제 당부에 따라 상반기 폐쇄된 점포는 45곳에 불과했지만 하반기 들어 184곳이 문을 닫거나 닫을 예정이다. 금감원 통계와 각사의 공지를 종합해보면 2017년부터 내년 2월까지 약 5년간 사라졌거나 사라질 점포는 무려 804개에 달한다.


주요 은행들이 영업점 다이어트에 적극적으로 나선 배경은 코로나19로 비대면 거래가 확산되며 모바일이나 인터넷을 통한 뱅킹이 일상화된 영향이 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은행 창구 업무처리 비중은 6%대로 떨어진 반면, 인터넷뱅킹 이용 비중은 70%대로 상승했다. 여기에 저금리가 고착화된 상황이 지속되자 은행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중복 점포를 적극 정리하고 나선 점도 원인으로 분석된다.


다만 급격한 폐쇄가 노인 등 취약계층의 금융 소외현상을 불러올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금융당국이 이미 은행권 영업점 폐쇄 절차를 까다롭게 하고 자제도 당부하고 나섰지만 효과는 미미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금융노조는 지난달 25일 기자회견을 열어 "영업점 폐쇄는 은행이 금융소외계층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며 "금융 공공성과 소비자 보호를 위해 금융당국이 적극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급격한 은행 폐쇄에 따른 대안으로 거론됐던 은행권 공동점포 논의도 사실상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황이다. 일부 은행이 공동점포 운영에 회의적 입장을 내비친 것이 주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입·출금 등 단순 업무는 문제가 없으나 상품 유치 등 수익이 발생하는 부분에 대한 분배도 원인이 된 것으로 전해진다.




김진호 기자 rpl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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