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문제로 무산된 한미일 회견…'최악의 한일관계' 단면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이지은 기자] 한·미·일 외교차관 회의에서 한일 양국이 독도 문제로 충돌하면서 예정된 공동회견이 무산됐다.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은 17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주미대사관에서 가진 특파원 간담회에서 한·미·일 외교차관 공동회견이 무산된 것과 관련해 "일본이 우리 경찰청장 독도 방문 문제로 회견에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해 왔다"고 배경을 밝혔다.
지난 16일 김 청장의 독도 방문에 대해 마쓰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을 열고 "상륙이 사실이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고 극히 유감스럽다"며 강력히 항의한 바 있다.
일본이 미국까지 참여한 회의에서 이 문제를 거론하고 회견까지 거부한 것은 문재인 정부 들어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한일관계의 단면을 보여준 일로 평가된다. 아울러 미·중 갈등 속 ‘동맹 규합’에 나선 미국도 체면을 구긴 셈이 됐다.
3국 외교차관은 지난 7월 이후 4개월만에 만나 한반도 및 지역 문제에 대해 논의했지만, 직후 예정됐던 공동 기자회견에는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만 참석하고 한일 외교차관은 빠졌다. 셔먼 부장관은 회견에서 "3자 협의와 관련이 없는 한일 간 이견 탓에 형식이 변경됐다"고 설명했는데 그 ‘이견’이 바로 독도 문제였던 것이다.
김숙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대외협력실장은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 기시다 내각도 과거 정부와 같은 입장을 견지하면서 한일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경찰청장 독도 방문 문제까지 터지면서 일본이 항의 차원에서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면우 세종연구소 부소장도 "일본이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자신들의 입장을 강력 고수하며 기싸움을 하는 차원"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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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를 4년만에 부활시키는 등 동맹 공조에 힘을 쏟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태로 그 노력도 빛이 바랬다는 평가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협의회 주최자로서 참가자 간 갈등을 매끄럽게 봉합할 책임이 있는 미국이 체면을 구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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