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안보실·해경, 北피격 공무원 유족에 정보 공개해야"…국방부는 제외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지난해 9월 서해상에서 북한군 총격에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숨진 사건과 관련해 법원이 국가안보실과 해양경찰청으로 하여금 정보를 공개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판사 강우찬)는 12일 피살 공무원의 형 이래진 씨가 국가안보실장, 해양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 청구 소송을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국가안보실은 원고가 공개를 청구한 정보 가운데 일부분을 제외하고 열람 방식으로 공개하고 해양경찰청은 개인정보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공개하라"며 "대부분 원고 승소 취지"라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씨가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북한군 대화 감청 녹음파일을 공개하라며 제기한 정보공개 청구는 각하 또는 기각 판결했다. 이씨가 청구한 정보들이 공개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국방부 측 주장이 인정된 것으로 보인다.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유가족은 1심 결과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피살 공무원의 형 이래진(56)씨와 그의 법률대리인은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예견된 일이지만 한심하다"고 밝혔다.
이씨는 이날 판결에 대해 "1년 넘게 걸려 선고까지 왔는데 정말로 한심하고 무능한 정부"라며 "자신들의 면피를 위해 말하는 통신 기록 내용을 믿으라고 하는데 전혀 믿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씨의 법률대리인 김기윤 변호사는 "(판결 결과) 국가안보실이 이 사건 관련해 국방부와 해경에게 어떠한 보고를 받고 어떠한 지시를 했는지 알 수 있게 됐다"며 "정부가 구조를 위해 무엇을 했는지 알 수 있게 됐다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를 상대로 제기한 정보공개 청구가 각하·기각된 부분에 대해서는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이씨는 "오늘 결과에 대해 판결문을 살펴보고 항소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여야 대통령 후보들께도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몇몇 후보들은 이미 적극 도와주기로 했다"며 "조만간 만나 앞으로 어떻게 할지 구체적으로 상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씨의 동생인 해양수산부 어업지도선 선원 이모 씨는 지난해 9월21일 어업지도선에서 업무를 수행하던 중 실종됐다가 이튿날 해상에서 북한군에 의해 피살됐다.
형 이씨는 지난해 10월 6일 국방부에 북한군 대화 감청 녹음파일과 다른 녹화 파일에 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으나 '해당 정보는 정보공개법 적용 대상이 아니며 군사기밀보호법상 기밀'이라는 이유로 거부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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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또 같은 달 14일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에 피살 공무원과 함께 탄 동료 9명의 진술조서를 보여 달라며 해경에, 28일 사건 당일 받은 보고와 지시사항 등을 밝히라며 청와대에 각각 정보공개를 청구했으나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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