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락연설·첫 일정으로 본 두 후보의 정치관

李 "유능함을 실적으로 증명" 尹 "국민에만 충성할 것"
첫 일정 대전현충원-가락시장 시작도 표심 계산 행보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오주연 기자] 대선후보의 후보 수락 연설은 앞으로 선거기간 그가 집중할 정치·정책적 방향을 가리킨다. 흥미로운 점은 이재명·윤석열, 여야 대선후보의 연설 메시지가 표현상으로는 사실상 ‘동일’하다는 데 있다. 두 후보 모두 ‘공정’과 ‘기득권 타파’를 강조한다. 서로 상대방이 ‘부패한 기득권’이라고 정의하고 있는 건데, 속내는 지지층의 결집이다.


李尹同聲 '공정'…'개혁 vs 회복' 가는 길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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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가 강조한 공정은 강자들의 특권에 맞서는 것을 의미한다. 초과개발이익환수법 추진, 기본소득론 등의 정책에 이런 철학이 담겨있다. 반면 윤 후보는 현 정부의 부패와 내로남불을 개선하는 것이 공정이라 본다.

이런 상이한 접근법은 결국 문재인 정부에 대한 입장 차이에서 더욱 부각된다. 9차례 정권교체를 강조한 윤 후보는 ‘국민을 약탈하는 이권 카르텔’을 언급하며 문재인 정부를 극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재인 정부를 제대로 ‘응징’해줄 후보라고 국민이 선택해준 취지를 제대로 읽고 있는 셈이다. 그러면서 "반칙으로 결과가 왜곡되는 사회", "계층이동의 사다리가 끊어졌다"는 등 평가로 문재인 정부 정책을 대거 폐기해야 할 기치로 규정했다. 반면 이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님의 마음으로, 정치에 임하겠다"며 "더 유능한 민주정부로 더 공정한 사회, 더 성장하는 나라를 만들어 보답하겠다"고 했다.


경제 성장 전략 차이도 분명하다. 이 후보는 "국가 주도의 강력한 경제 부흥 정책으로 경제성장률 그래프를 우하향에서 우상향으로 바꾸겠다"고 했다. 시장 실패를 국가의 개입으로 해소하려는 진보 정부 철학을 분명히 한 것이다. 반면 윤 후보는 "과거의 국가주도 경제로 돌아갈 수 없다"고 정반대 선언을 했다. 특히 윤 후보는 "불필요한 규제를 혁파하고 AI 등 4차산업혁명을 이끄는 기업에 지원을 집중해 떨어진 잠재성장률을 다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지방행정 경험, 높은 공약이행률 등 성과를 강조하는 이 후보는 "실적으로 실력을 검증받은 ‘준비된 대통령’이라 자부한다"며 "유능함을 실적으로 증명했다"고 강조한다. 반면 윤 후보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고 국민에만 충성한다’는 신념으로 살아왔다"며 원칙을 지켜온 삶을 내세웠다. 이 후보가 ‘실력’을 강조한다면 윤 후보는 ‘자세’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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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당의 최종 대선후보로 정해진 뒤 선택한 첫 행선지에서도 두 후보는 ‘표의 확장성’을 염두에 두고 철저한 계산된 행보를 보였다. 이 후보는 역대 민주당 대선후보 중 처음으로 서울현충원이 아닌 대전현충원에서 첫 일정을 시작했다. ‘지역균형’ 차원이라 설명했지만 그보다는 지난 2017년 1월 당내 경선에서 박정희·이승만 전 대통령에게 참배하지 않았던 ‘선택적 참배’ 논란을 가라앉히고 중도층 세력 확장을 꾀한 일정이었다는 해석이 많다. 반면 윤 후보는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을 처음 찾았다. 민생 보듬기를 통해 접점을 넓히고 소통 강화에 나섰다는 시각이 나온다. 결국 누가 중도층을 잡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이란 판단을 두 후보 모두 동일하게 인지하고 있는 셈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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