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난·물량 감소에 자금난
보증기금 문턱 높아 활용 어려워
공익채권 담보로 대출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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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기민 기자] 쌍용자동차가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과 인수합병(M&A)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 서울회생법원은 조만간 회생절차를 졸업시킬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미 자금난을 겪고 있는 쌍용차의 협력사들은 쌍용차의 회생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도 속이 탄다고 합니다.


쌍용차의 회생절차 돌입 이후 협력사들 납품대금 지급 연기에 협조하고 꾸준히 부품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이제는 그간 누적돼온 자금난 압박을 견디기 어려운 상황까지 직면했습니다.

만성적인 자금난으로 인해 쌍용차 납품을 주력으로 하는 1차 협력사 가운데 몇 곳은 쌍용차 납품을 포기했거나, 아예 회사가 문을 닫았습니다. 이 때문에 남은 협력사들이 이들의 물량을 이어받아 쌍용차 제조에 필요한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합니다.


쌍용차가 2교대에서 1교대로 전환하면서 매출이 감소한 데다 최근에는 자동차 반도체 수급난 장기화로 협력사의 자금난이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현금 동원력이 쌍용차보다 나은 완성차 업체들은 협력사의 부품 생산을 위해 반도체 업체에 직접 접촉해 물량을 확보하거나, 스톡마켓이라고 불리는 해외 암시장에서 10배 이상 비싼 가격에 반도체를 들여오고 있는데요.

하지만 자금 여유가 없는 쌍용차 협력사들은 천정부지로 높아진 반도체 가격을 감당할 여력이 되지 않아 공장을 놀리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쌍용차의 생산량이 떨어졌고, 협력사들도 쌍용차 생산에 맞춰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협력사들은 이 때문에 쌍용차가 회생방안으로 내놓은 신차 개발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협력사들로 이뤄진 상거래 채권단의 관계자는 "쌍용차가 내년 선보일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J100와 관련해 가뜩이나 자금난을 겪고 있는 협력사들이 부품 개발비용 20%만 받은 상황"이라며 "이대로라면 당초 계획대로 내년 초에 출시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협력업체들은 쌍용차가 새 주인을 맞이하더라도 밀린 납품 대금을 한꺼번에 갚기 어려운 현실을 감안해 정부에 도와 달라고 요청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들이 공짜 지원을 요구하는 건 아닙니다. 지금 협력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쌍용차 공익채권을 담보로 대출을 요청하고 있는 건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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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 6월 경기도와 신용보증기금이 총 750억원 규모의 유동성 자금을 조성했지만 대출 조건이 너무 높아 이를 활용한 업체가 거의 없는 수준입니다. 쌍용차 협력업체 한 관계자는 "조성된 자금 규모가 ‘언 발에 오줌 누기’ 수준인 데다 대출 자격과 조건이 까다로워 창구까지 갔다가 그냥 돌아온 업체들이 부지기수"라며 "속이 타다 못해 재가 될 지경인데 정부는 현실성 있는 대출 방안을 마련했으면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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