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두고 여야 설전
野 송석준 인형 꺼내들자 與 의원들 거센 반발
이재명 "양두구육은 국민의힘 본인들 이야기"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두고 여야 갈등이 점입가경에 달하고 있다. 이번에는 경기도청 국정감사장에서 일명 '양두구육 인형'이 등장해 여야 의원 간 날 선 공방이 펼쳐졌다.
20일 진행된 국회교통위원회의 경기도청 국정감사에 참석한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게 질의를 하겠다면서 돌연 개 인형을 불쑥 꺼내 들었다.
이 인형은 얼굴에 양의 얼굴을 붙인 모습이었다. 송 의원은 대장동 의혹에 대해 양두구육(羊頭狗肉·겉으로는 훌륭한 것처럼 보이지만 속은 보잘 것 없다는 뜻의 사자성어) 인형을 동원, 우회적으로 이 지사를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질의에서 송 의원은 "제가 대장동 부근에서 데려온 얘(인형) 본명이 '대동이'였다"며 "그런데 이상한 걸 먹고 다녀서 구린내를 풍겨서 '대똥이'로 이름을 바꿨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 의원은 "뭐 하는 겁니까", "당장 내리세요"라며 거세게 항의했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재차 맞서면서 국감장 안에서는 고성이 오갔다.
이날 국감 사회를 맡았던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송 의원을 향해 "간사 간 합의로 회의장 내에 국감 분위기를 방해할 수 있는 피켓이나 물건을 가지고 오지 않도록 합의했다고 안다"며 "제거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송 의원이 응하지 않자, 정회를 선언했다.
결국 송 의원은 인형을 치웠고, 회의는 약 15분 만에 재개됐다.
이날 국감에 참석한 이 후보 또한 '양두구육 인형'에 대해 언급했다. 이 후보는 송 의원이 꺼낸 인형을 보고 "저게 뭐예요"라고 주변에 물은 뒤 "아, 양두구육"이라고 말하며 "흐흐흐"하고 웃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양두구육은 국민의힘 본인들 이야기"라며 "송 의원이 재밌는 인형을 보여줬는데, 사실 민주당이 왜 항의했는지 이해가 안 간다. 그게 본인(국민의힘)들 이야기를 한 것 같아서"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양의 탈을 쓴 이리, 양두구육, 마치 본인들이 정의의 사도처럼 이야기하는 걸 보니"라고 질타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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