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대통령 되려면 가난에 대한 철학 중요"
윤석열, 가난 경험 질문에 "주변에서 늘 보고 느끼고 자랐다"
전문가 "대선주자들 '가난' 강조하는 이유? 표심 얻기 위한 전략"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11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가청년회의 창립기념식 및 호남 발대식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11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가청년회의 창립기념식 및 호남 발대식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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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가난했던 경험이 있는가."


최근 대선주자들 사이에서 이른바 '가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 측에서 가난하게 자란 이 지사와 상대적으로 유복했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어린 시절 모습을 비교한 것을 계기로, 일부 대선주자들이 자신의 가난했던 과거를 회상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가난이 벼슬이 됐다"며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는 유권자의 대부분이 서민층이므로, 표심을 잡기 위해 가난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들 사이에서는 때아닌 '가난' 논쟁이 불붙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11일 광주KBS 주최로 열린 국민의힘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이 지사의 가난했던 어린 시절 사진과 나비넥타이를 맨 윤 전 총장의 어린 시절 사진이 화제 된 것을 언급하면서 "어떤 생각이 드셨냐"고 물었다. 윤 전 총장은 "제가 입었던 옷은 교복이다. 나비넥타이는 졸업식 때 입은 교복"이라고 답했다.


원 전 지사는 이어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려면 가난에 대한 철학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평생을 살면서 가난해 본 경험이 있나"라고 지적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아버지가 교직에 계셨기 때문에 (못살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잘 살았던 것도 아니다"고 했다. 그는 "이 지사처럼 그렇게 가난하진 않았지만 저희가 자랄 땐 나라가 어려워서 학교고 뭐고 도처에 가난한 친구들이 천지였다"고 덧붙였다.

또 원 전 지사는 "혹시 가난한 이들과 생계를 같이 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고, 윤 전 총장은 "고시 공부할 때, 학교 다닐 때 생계를 같이 했다. 정말 가난한 친구와 생라면을 (먹은 기억이 있다)"고 했다. "가난한 국민의 마음을 어떻게 이해하려고 하느냐"는 원 전 지사 질문에는 "저희가 클 때는 주변에 가난이라는 게 일상화돼 있었다. 늘 보고 느끼고 자랐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재명 캠프 이경 대변인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사진=이경 대변인 페이스북 캡처

이재명 캠프 이경 대변인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사진=이경 대변인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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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들의 '가난' 논쟁은 이 지사 측이 이 지사와 윤 전 총장의 어린 시절 사진을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이 지사 캠프 이경 대변인은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의 옷과 윤석열의 옷. 사진을 보며 생각은 각자의 그릇만큼"이라는 글을 썼다.


이 대변인이 공개한 흑백 사진 속 이 지사는 자신의 체형보다 큰 치수의 외투를 입고 있었다. 반면 컬러 사진 속 윤 전 총장은 흰 와이셔츠 위 남색 재킷을 입고 빨간색 나비넥타이를 맸다.


관련해 김주대 시인 또한 자신의 페이스북에 같은 사진을 올린 뒤 "어린 시절 이재명의 깨끗하지만, 몸보다 훨씬 큰 옷에서 가난을 보았고, 윤석열의 딱 맞는 옷과 나비넥타이에서 부유함을 봤다"고 했다.


이어 "가난한 사람들은 자식이 다 자라도록 오래오래 입으라고 큰 옷을 사서 입힌다"며 "미래의 가난까지 걱정할 수밖에 없는 이들의 아프고 아련한 마음을 윤석열이 알 리가 없다"고 꼬집었다.


원희룡(왼쪽 사진부터), 유승민, 윤석열,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11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KBS 광주방송총국에서 호남권 합동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희룡(왼쪽 사진부터), 유승민, 윤석열,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11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KBS 광주방송총국에서 호남권 합동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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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들이 가난을 강조하는 이유는 유권자들과의 유대감 형성과 연관 있다. 정치인들은 주로 유권자들에 소탈하고 친근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서민 이미지를 강조하기도 한다. 정치인들이 재래시장 등을 찾아 상인들과 소통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가난을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20대 직장인 최모씨는 "가난한 사람은 착한 거고, 부유한 사람은 나쁜 거냐. 공약으로 승부를 봐야 하는데, 서로 '가난했다'고 주장하니 어이가 없다"며 "어찌 됐거나 지금은 서민들이 평생 벌어도 가지지 못할 재산을 가진 이들 아니냐. 가난을 이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홍준표 의원 캠프의 여명 대변인 또한 지난 8일 페이스북에 "가난을 스펙, 패션으로 활용하는 것이야말로 오히려 취약계층을 욕보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문가는 대선주자들이 가난을 강조하는 이유가 표심을 얻기 위한 전략과 연관 있다고 분석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부자보다는 서민 유권자가 더 많다. 그렇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서민 이미지를 강조하는 측면이 있고, 서민을 지향하는 발언을 하는 것도 표심을 얻기 위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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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원 전 지사가 윤 전 총장에 가난 관련 질문을 한 것에 대해선 "윤 전 총장의 낮은 민생 감수성을 지적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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