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풍력 전기, 의무공급비율 5년 뒤 25%로 확대…'兆 단위' 친환경 청구서
산업부, 신재생에너지 연도별 의무공급비율 상향
친환경 에너지 전환 속도…한전 재무부담 가중에 전기료 인상 우려
[세종=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발전사들이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만든 전력을 의무적으로 공급해야 하는 비율이 내년부터 점차 상승해 오는 2026년에는 25%로 올라간다. 현재 전체 발전량 가운데 신재생에너지 의무공급 비중은 9% 수준인데, 5년 후에는 전체 발전량의 4분의1로 커진다는 얘기다. 에너지의 친환경 전환 속도를 높인다는 취지이지만, 발전사의 신재생에너지 구매 비용을 보전하는 한국전력공사의 재무 부담을 가중시켜 결국 전기요금 인상 부메랑으로 날아올 가능성도 커졌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상 의무공급비율을 법정상한인 25%까지 단계적으로 올리는 내용의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이하 신재생에너지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6일 밝혔다.
국회는 앞서 신재생에너지의 의무공급비율을 높이는 내용의 신재생에너지법을 지난 4월 통과시킨 바 있다. 이번 시행령 개정안에는 구체적인 후속조치가 담겼다. 개정안에 따르면 연도별 의무비율은 내년 12.5%로 상승하는 것을 시작으로 2023년에는 14.5%, 2025년 20.5%로 올라간다. 2026년부턴 상한선인 25%로 확대된다. 이에 따라 한전 산하 발전 자회사 6곳을 포함해 발전설비 규모가 500㎿ 이상인 공공·민간 발전사는 내년부터 신재생에너지로 만든 전력의 공급 비중을 높여야 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입법예고 및 관계기관 의견수렴, NDC 논의 동향 등을 반영해 연내 의무비율 최종안을 확정할 것"이라며 "내년부터 개정된 의무비율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정부의 태양광 과속 보급 정책이 신재생에너지 의무공급비율 상향 시점을 앞당겼다는 지적을 내놓는다. 태양광 발전 사업자들은 전기를 생산한 후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를 발급받고, 이를 발전사에 판매해 수익을 얻는다. 하지만 현 정부 들어 태양광 설비 과잉 공급으로 REC 가격이 급락하자 서둘러 의무공급비율을 상향해 보조금을 늘린다는 것이다. 산업부 역시 "REC 초과공급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는 결국 전기료 인상 압력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한전은 주요 발전사의 RPS 이행 비용을 보전하고 있는데, 2017년 1조6120억원에서 지난해 2조2470억원, 올 상반기엔 1조6773억원으로 급증했다. 의무공급비율이 25%까지 올라가는 2026년에는 한전의 RPS 이행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불어나게 된다. 이달중 탄소중립위원회가 NDC를 상향하면 정부는 법을 개정해 의무공급비율 상한을 25%에서 더 올린다는 계획이다.
신재생에너지 과속 보급으로 국민의 친환경 비용 부담은 급격히 불어나고 있지만 정작 정책 입안자들은 이를 외면하는 실정이다. 윤순진 탄소중립위원회 민간위원장은 전날 국정감사에서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폭을 묻는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 않았다. 산업부에 물어봐야 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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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신재생에너지 기술혁신에 따른 발전단가 하락으로 의무공급비율 상한이 발전구매비용에 미치는 영향도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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