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째 학교폭력 최저' 대구시교육청, 우수학교 선정 기준 '꼼수' 논란
지난해와 달리 평가 기준 정성평가(현장조사) 위주로 변경
일선 교사들 "문제 해결보다 신고 막으면 표창주는 꼴" 반발
[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이동국 기자] 대구지역이 학교폭력으로부터 가장 안전한 것으로 외형상 포장돼 있는 것과 달리 일선 학교에서는 피해 응답률을 줄이기 위한 갖가지 편법이 동원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현상은 대구시교육청이 교육부의 학교폭력 평가에 대한 성과에 집착, 우수학교 평가 기준 자체를 '과정보다는 결과'에 방점을 두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3일 대구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 9월30일 각 일선학교에는 '2021년도 학교폭력예방 우수학교 표창 계획'이 통보됐다.
이 계획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정량평가(실적)로만 전적으로 이뤄지던 평가방식이 정성평가(현장 조사) 위주로 크게 변경됐다. 정량 평가는 아예 희망학교에 한한다고 규정, 올해에는 '정성평가'가 우수학교 여부를 결정하게 되는 셈이다.
학교폭력 사안 처리 및 피해·가해 학생의 회복 지원, 우수사례 등에 대한 학교현장의 노력을 반영하기 위한 새로운 대책이란 게 시교육청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일선 학교에서는 생활부장을 중심으로 '피해 응답 학생'에 대한 사전 조사와 함께 이에 대한 결과물인 '공적'(실적) 보고서 만들기에 열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지역 한 학교 학생생활부장은 "학교폭력에 실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피해자 신고를 북돋아주면서 문제 해결로 접근해야 하는데, 시교육청은 피해자 신고를 막으면 우수 표창을 주는 식"이라고 꼬집었다.
또다른 학교의 생활부장은 "교육청의 현장 실태조사에 앞서 피해자로 거론된 학생에 대해 학교폭력으로 응답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사전 조사가 일반화된 분위기"라고 전했다.
특히 대구시교육청은 다른 시·도 교육청과 달리 지난해까지 10년째 '학교폭력 피해 신고자가 0명인 학교'를 우선적으로 학교 폭력예방 우수학교로 표창해 왔다는 점에서 이러한 실적 위주 평가는 교육감 치적용 꼼수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대구교사노조 관계자는 "일선 학교 생활부장들은 학교폭력 업무로만도 지쳐 있는 상황인데 (정성평가 위주) 평가 변경으로 이제는 실적 보고 작성에 코가 빠져 있는 상황"이라며 "결국 올해 우수학교 평가 변경은 전국 학교 폭력 전수조사에 대비한 또하나의 '꼼수'"라고 비판했다.
한편 대구시교육청은 교육부가 지난해 9~10월 전국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0년 1차 학교폭력실태조사에서 전국 최저를 기록했다. 피해응답률은 전국 평균 0.9%보다 현저히 낮은 0.4%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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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교육청의 학교폭력 실태조사 전국 최저 기록은 지난 2012년 이후 9년째다. 대구시교육청이 '피해응답률 0명 학교 우선 표창장' 제도를 시행한 기간과 묘하게 겹쳐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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