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정보 공개 사진과 실제 얼굴 달라"
현행법에 공개 방식 명시 없어..마스크 쓰고 얼굴 가려도 제지 못해
시민들, 머그샷 등 적극적 신상정보 공개 요구
전문가 "신상공개, 범죄 예방 효과 높아..공개 방식 등 규정 명문화해야"

공개된 강윤성의 주민등록 사진(좌)과 지난 7일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강윤성이 검찰 구속 송치를 위해 이송되는 모습(우). /사진=서울경찰청, 연합뉴스

공개된 강윤성의 주민등록 사진(좌)과 지난 7일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강윤성이 검찰 구속 송치를 위해 이송되는 모습(우). /사진=서울경찰청,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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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최근 전자발찌 훼손·살해 사건 등 강력범죄가 잇따르면서 신상공개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개된 사진이 실제 모습과 달라 제도 취지가 퇴색된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현행법상 포토라인에 선 피의자들이 얼굴을 가리거나 마스크를 써도 제지할 방도가 없다.


범죄자 신상공개는 지난 2010년부터 특정강력범죄사건처벌특례법에 따라 구속된 강력 사건 피의자의 얼굴과 이름 등을 공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경찰 내부위원 3명, 외부위원 4명으로 구성되는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회가 범죄행위의 심각성, 범죄사실 소명여부, 공익성 등의 일정 요건에 따라 신상 공개 여부를 결정한다.

◆ 얼굴 가리고 마스크 써도 제지 못해…'신상정보 공개방식' 개선 필요성


지난 2일 서울경찰청은 전자발찌를 훼손한 전후로 여성 2명을 살해한 강윤성의 이름과 나이, 얼굴 사진 공개를 결정했다. 공개된 사진은 그의 주민등록 사진이었다. 신상이 공개된 후 도주한 강윤성이 체포된 모습이 알려지면서 시민들은 공개된 주민등록 사진과 실제 모습이 달라 알아보기 어렵다는 반응을 내놨다.

직장인 박모씨(27)는 "공개된 사진은 선해 보이는데 언론을 통해 공개된 모습을 보면 인상이 좋지 않다"며 "강윤성뿐만 아니라 신상이 공개된 (피의자들) 사진들이 다 옛날 사진들이라 알아보기 힘들 것 같다. 더군다나 지금은 마스크를 끼고 있지 않냐"고 말했다.


이에 피의자 얼굴 공개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현행법이나 시행령에는 얼굴 공개 방식이 명시돼있지 않기 때문에 공개된 얼굴과 실제 얼굴과 다른 경우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현재는 경찰이 신상정보 공개가 결정된 피의자에 한해 이름, 나이, 얼굴 사진 등을 공개하면 추후 언론 등을 통해 피의자가 포토라인에 선 모습이 자연스럽게 알려지는 방식으로, 피의자가 얼굴을 가리거나 마스크를 쓰면 이를 강제로 제지할 방법이 없다. 지난 2019년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도 머리카락으로 얼굴 전체를 가려 '머리카락 커튼'이라는 비아냥이 나온 바 있다.


올해 신상공개가 결정된 피의자는 강윤성을 비롯해 △김영준(남성 1300명 몸캠 불법 촬영·유포) △김태현(노원 세 모녀 살해) △백광석·김시남(제주 중학생 살해) △최찬욱(아동 성착취물 제작) △허민우(인천 노래방 살인)등 총 7명이다.


이 가운데 포토라인에서 마스크를 벗고 대중에 모습을 드러낸 피의자는 김태현, 최찬욱, 허민우 뿐이다. 나머지는 모두 취재진의 요구에도 마스크를 쓰거나 고개를 숙인 채 얼굴 공개를 피했다.


전남편 살해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이 지난 2019년 9월2일 오후 두 번째 재판을 받기 위해 제주지법으로 이송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전남편 살해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이 지난 2019년 9월2일 오후 두 번째 재판을 받기 위해 제주지법으로 이송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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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들, 적극적 신상정보 공개 요구…법무부 "피의자가 동의해야 머그샷 가능"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민들 사이에선 범죄 예방 등 공익 실현을 위해 피의자 체포 시 촬영하는 식별용 사진(머그샷)을 공개해야 한다는 여론까지 나오고 있다. 시민들은 범죄를 저질러 경찰에 체포될 시 머그샷이 대중에 공개되는 미국의 사례를 들어 적극적인 신상정보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범죄사건 보도 시 실명 보도가 원칙인 일본의 사례도 언급된다. 지난달 일본 도쿄에서 고등학생을 성추행한 혐의로 체포된 한국 국적의 남성 황모씨(26)는 일본 언론을 통해선 얼굴과 이름, 나이 등 신상정보가 공개됐지만, 국내 언론에선 얼굴을 모자이크한 채 보도했다. 황 씨는 지난 7월15일 오후 8시쯤 개인 교습 중이던 10대 후반 고등학생의 신체 일부를 만진 혐의를 받는다.


다만 머그샷 공개는 법리상으로 어려워 보인다. 지난해 경찰청에서 머그샷 공개의 법리적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해 법무부에 유권해석을 의뢰했으나, 법무부는 "피의자가 동의한다면 머그샷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내놨다. 머그샷 촬영 및 공개에 피의자의 동의가 전제돼야 한다는 의미는 사실상 법무부가 머그샷 공개에 제동을 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 가족·지인 등 2차 피해 우려도…전문가 "제도의 실효성 높이기 위해선 규정 명문화 필요"


그러나 신상공개가 확대될 시 사건과 관련없는 피의자 가족 및 지인 등에 대한 2차 피해 우려도 나온다. 9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인권위원회(인권위)는 지난달 말 정기회의에서 신상공개제도의 인권침해 등 폐해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신상공개는 범죄예방과 수사 목적이 있는 경우에 한해 최소한의 범위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이어 2차 피해 방지 가이드라인 마련을 촉구했다. 경찰청 인권위는 "사진을 공개한 경우에는 얼굴의 직접 공개를 최소화하고, 공개로 가족과 친지·친구 등의 신상이 노출되는 등 2차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농후하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한 '2차 피해 방지 가이드라인'을 제작하는 등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전문가는 신상정보 공개제도의 범죄 예방 등 공익적 측면을 강조했다. 최종술 동의대 경찰행정학 교수는 "신상정보 공개는 범죄자 개인에 대한 낙인효과라는 부작용을 고려해도 여러 면에서 유용한 제도"라며 "먼저 시민들에게 범죄자의 얼굴을 알려 주의하도록 하고, 또 범죄자 개인에게도 신상공개가 상당한 압박감이나 죄책감으로 작용해 범죄 제재수단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보완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 교수는 "일반 시민들이 봤을 때 범죄자를 인식하기 어렵다면 보완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현재 제도 자체가 세세한 부분까지 규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법률 개정 등을 통해 얼굴 공개 방식, 사진 규정 등을 명문화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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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피의자 주변인의 2차 피해에 대해서는 "이미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제도가 시행되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신상정보 공개 당사자가 감수하고 짊어져야 할 몫이기도 하다"며 "범죄와 관련없는 가족·지인 등이 부당하게 지탄받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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