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스 테오도라키스 2일 별세…향년 96세
혼란한 시기에 눈부신 작품 발표하며 자국민 설움 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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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를 대표하는 작곡가 미키스 테오도라키스가 별세했다. 향년 96세. 그리스 문화부는 2019년부터 심장 치료를 받아온 그가 2일(현지시간) 아테네의 한 병원에서 눈을 감았다고 전했다.


테오도라키스는 그리스의 국민 작곡가다. 전쟁과 내전으로 혼란한 시기에 눈부신 작품을 발표하며 자국민의 설움을 달랬다. 교향악, 오페라, 발레, 영화음악 등 장르도 가리지 않았다. 가장 유명한 곡은 그리스 메조소프라노 아그네스 발차의 애절한 목소리로 불린 '기차는 8시에 떠나고.' 민속 악기 부주키의 애잔한 선율로 레지스탕스 청년들의 이별을 노래한다. 소프라노 조수미가 한국어 버전으로 부르기도 했다.

테오도라키스는 1960년대 그리스 군부 독재에 저항한 민주투사였다. 1963년 암살당한 정치인 그레고리오스 람브라스키의 정신을 계승해 이듬해 의회에 진출했다. 1967년 쿠테타로 파시스트 군사정권이 들어서자 그는 반독재 투쟁 조직을 만들어 민주화 운동을 주도했다. 그래서 여러 차례 투옥됐고, 작품 또한 금지곡이 됐다.


테오도라키스는 정치적 탄압에 시달리다 1970년 추방돼 망명길에 올랐다. 하지만 해외에서 그리스 군사독재 저항 콘서트를 여는 등 음악 활동으로 반독재 투쟁을 이어갔다. 당시 발표한 노래들은 사회주의 노선을 표방한다는 이유로 국내에서도 연주와 재생이 금지됐다. 독재에 맞서 싸우는 민중의 아픔과 슬픔, 저항 정신이 선율에 깊이 묻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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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1974년 군사정권이 물러나자 그리스로 돌아와 문화부 장관 등을 역임했다. 음악도 꾸준히 작곡했다. 국내에서는 영화음악으로 많이 알려졌다. '페드라(1962)', '그리스인 조르바(1964)', '제트(1969)', '형사 서피코(1973)' 등이다. 홀로코스트를 주제로 쓴 '마테우젠 3부작'도 테오도라키스의 작품이다. 카테리나 사켈라로풀루 그리스 대통령은 "음악으로 우리의 어두운 역사에 격려와 위로를 전했다"라고 애도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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