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테러 20주년 앞두고 다시 시작된 '테러와의 전쟁' [글로벌포커스]
테러조직 요람이 된 아프간...주변국서 요원 유입
美 본토서 대규모 테러도 우려..."제2의 9·11 터질수도"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9·11 테러 20주년을 앞두고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 중이던 미국이 또다시 ‘테러와의 전쟁’에 휩쓸리게 됐다. 미국의 아프간 철군 발표 전후 탈레반의 재집권과 맞물린 혼란 속에서 중앙아시아 전역에 산재해있던 테러 조직들이 일제히 아프간으로 몰려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프간이 2001년과 마찬가지로 또다시 테러 조직들의 요람으로 돌아가면서 9·11 테러 20주년을 앞두고 미 본토를 목표로 한 대규모 테러 위협 우려도 커지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을 향해 5발의 로켓포 공격이 있었으며 미군의 미사일방어시스템에 의해 격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다 앞서 이날 카불 내에서 국제 테러 조직 이슬람국가(IS) 산하 테러 조직인 IS 호라산(IS-K)의 공격으로 추정되는 로켓포 공격에 민간인 1명이 숨진 것으로 보고됐다.
카불공항으로 향하던 폭탄을 실은 차량이 공습되기도 했다. 미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테러를 감행하려던 IS-K의 차량을 드론으로 공습해 파괴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민간인 9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IS-K는 지난 26일 카불공항 인근에서 발생한 자살 폭탄 테러의 배후를 자처한 조직으로 해당 테러로 미군 13명과 민간인 170여명이 사망했다. 이후 미국은 보복 공습 조치로 IS-K 조직원 2명을 사살했다고 밝히는 등 미군과 IS-K의 공방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31일로 다가온 아프간 주둔 미군의 철군시한 이후에도 미군이 일부 남아 IS-K 소탕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9·11 테러 20주년을 앞두고 다시 테러와의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이다.
◇美 철군 발목 잡는 IS-K
미군의 아프간 철군시한을 앞두고 대규모 테러를 감행한 IS-K는 IS의 아프간 지부로서 2015년 설립된 조직이다. IS는 원래 시리아와 이라크 내전 과정에서 2014년 만들어진 군벌 세력으로 미국과 연합군은 물론 다른 이슬람 군벌 세력들과 성직자들을 향한 무차별 테러로 악명을 떨친 바 있다. 2015년 당시 IS는 시리아와 이라크의 절반 이상을 점령하며 승승장구하고 있었고 아프간에도 조직원들을 파견해 지부를 설립, 민간인을 대상으로 테러를 저질러왔다.
이후 2017년 IS 본부가 미군에 괴멸적 타격을 입은 이후 아프간 내에서 IS-K는 탈레반의 눈을 피하기 위해 점조직 형태로 운영됐다. 이로 인해 그동안 조직원 규모와 현황 등이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발표한 지난달 국제 테러조직 현황보고서에서도 IS-K의 조직 규모는 500명에서 수천 명 사이 정도로만 추정한 바 있다. 최근 러시아 당국의 집계에 따르면 약 4000명이 아프간 내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특히 이들이 카불공항 테러를 자행한 이유는 이라크와 시리아 내전 이후 유명무실해졌던 IS 조직이 재건되고 있음을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IS 본부는 최근 이라크와 시리아의 정정불안이 장기화된 틈을 타 조직재건에 나서면서 다시 수만 명의 대원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간 현지매체인 톨로뉴스는 "IS는 특히 미국과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된 아프간에서 자신들의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것"이라며 "앞으로 추가적인 테러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알카에다·ETIM·IMU… 테러조직 ‘요람’이 된 아프간
탈레반의 아프간 재집권을 전후로 아프간 내 정정불안이 심화되면서 IS-K뿐만 아니라 중앙아시아 일대 산재돼있던 중소 규모 테러 조직들까지 모두 아프간으로 몰려들고 있다. 2001년과 마찬가지로 아프간이 다시금 테러 조직의 요람이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탈레반의 재집권에 따라 가장 큰 수혜를 본 것은 국제 테러 조직 알카에다의 아프간 지부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아프간 내 알카에다는 크게 아프간 지부와 인도 지부 2개가 함께 운영되고 있으며, 미군이 철수하고 탈레반이 아프간 전역을 점령하면서 미군기지 수용소에 수감됐던 조직원 수천 명이 풀려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9·11 테러의 배후이자 아프간 전쟁의 직접적 원인을 제공한 알카에다는 탈레반과의 친분을 통해 아프간 내 세력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알카에다는 탈레반 산하의 군벌 조직이자 테러 조직인 하카니 네트워크(HQN)의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카니 네트워크는 탈레반 내 군수물자 조달과 수도 카불의 치안 등을 담당한 조직으로 1978년 설립 이후 오랫동안 탈레반과 협력관계를 유지해왔다.
아프간 내 테러 조직들뿐만 아니라 주변국의 테러 조직들도 아프간으로 몰려들고 있다. 지난 6월 공개된 유엔보고서에 따르면 미군이 올해 아프간 철군을 본격화하면서 중앙아시아와 파키스탄, 중국 서부 신장위구르자치구 등에서 8000명에서 최대 1만명의 테러 조직원들이 아프간으로 유입됐다.
이들은 대부분 탈레반과 알카에다, IS-K 등의 조직원으로 흡수됐으며 이들 중 일부는 탈레반과 기존에 협력해온 중국 신장위구르 지역의 동투르키스탄이슬람운동(ETIM)과 우즈베키스탄이슬람운동(IMU) 등 주변국 테러 조직 소속 대원들도 섞여있다. CNN에 따르면 중국과 러시아 보안당국에서는 이들 테러 조직들이 아프간에서 세력을 확장해나갈 경우 중앙아시아 전체에 테러리즘이 확산할 위험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9·11 20주년 앞둔 미 본토 타격도 우려
9·11테러 20주년을 앞두고 테러 조직들이 미 본토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테러를 벌일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모이드 유수프 파키스탄 국가안보보좌관은 29일 영국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아프간은 과거 2001년과 마찬가지로 탈레반이 집권하면서 또다시 경제가 붕괴되고 치안부재 상태가 이어지고 있고 테러 조직들이 이 틈에 스며들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은 결국 제2의 9·11 테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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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토안보부(DHS)도 앞서 지난 13일부터 미 국내 테러 경보시스템을 강화한다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DHS는 해당 성명에서 "9·11 테러 20주년을 맞아 국내 테러 위협이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9월 학기부터 학교와 공공기관이 재개방돼 테러의 표적이 되기 쉬운 각종 행사가 많이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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