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후]풀리지 않는 의문… '가해자' 정진웅은 왜 입원했나
[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정진웅 울산지검 차장검사가 23일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첫 출근한다. 수사를 지휘하는 지위에서 비수사 보직으로 자리를 옮기는 거다. 문책성 인사다. 작년 7월 압수수색 도중 한동훈 검사장과 몸싸움 벌인 게 발단이 됐다. 정 차장검사는 특가법상 독직폭행 혐의로 기소돼 지난 12일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됐다. 법무부 인사 조치는 이 판결 이후 6일 만에 이뤄졌다.
판결문 속 그때 그 몸싸움
정 차장검사의 1심 판결문은 A용지 30쪽이다. 범죄 사실과 재판부 판단이 정제된 문장으로 담겼다. 이 가운데 몸싸움 과정, 다시 말해 물리적 접촉 관련 부분은 1쪽 분량이다. 아래와 같다.
"상해 끼친 폭행 정도는 아니었으나…"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정 차장검사에 대해 유죄로 판단하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한 검사장을 몸으로 눌러 신체에 대한 상당한 유형력을 행사했다." 재판부가 부연했다. "피고인은 피해자가 '아, 아'라며 비명을 지르고, 이 과정에서 부상을 염려한 검사의 만류에도 끝까지 몸을 누른 채 휴대전화를 빼앗으려 했다.", "피고인은 바닥에 떨어진 다음 피해자 몸 위에 올라탄 상황에 이르러서도 계속 휴대전화를 빼앗으려 했을 뿐 자세를 바로잡거나 신체접촉을 중단하는 동작을 취하지 않았다." 정 차장검사가 한 검사장을 폭행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런 행위에는 미필적으로 고의가 있었다는 얘기다.
재판부는 다만, "한 검사장이 정 차장검사 폭행으로 상해를 입었다고 인정하긴 어렵다"고 판시했다. 병원 치료 내용과 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3주간 치료를 요하는 경부 염좌 등 상해를 입었다고 보긴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상해진단서를 작성한 의사가 법정에서 "실제 한 검사장의 전종 인대 부분엔 별다른 문제가 없고, 질병명을 입력하는 과정에서 상병코드에 따라 전종 인대라는 표현이 들어갔을 뿐"이라고 한 증언도 이 같은 판단의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이에 따라 한 검사장의 상해를 전제로 한 특가법상 독직폭행 혐의가 아닌 형법상 독직폭행 혐의를 유죄로 판결했다.
때린 사람에게 온 전신 근육통
정 차장검사는 지난해 한 검사장과 몸싸움을 벌인 당일 종합병원 응급실에 입원했다. 수액을 맞는 등 5시간 정도 치료를 받다가 퇴원했다고 한다. 당시 정 차장검사는 응급실 침대에 누워 수액을 맞고 있는 사진을 찍어 언론에 공개하기도 했다. 의문이 풀리지 않는다. 그는 왜 병원 응급실을 찾은 걸까. 법원 판결문에도 이 의문을 풀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판결문에 따르면 그는 한 검사장을 상대로 폭행을 가한 인물이다. 물리적 접촉이란 표현이 있더라도, 그의 신체에 가해질 충격에 대해선 언급이 없다. 철저하게 가해자 입장이다.
당시 정 차장검사는 전신 근육통으로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전신 근육통은 일반인이라면 입원도 필요없는 증상이다. 안 쓰던 근육을 갑자기 써서 오는 알배김 정도로 통용된다. 그가 이런 '알배김'으로 병원 응급실을 찾은 게 타의에 의해서라는 얘기가 나오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카더라'다.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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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차장검사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앞으로는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신분으로 재판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항소심 재판에서 그가 병원 응급실에 입원한 '진짜 이유'가 드러날 진 미지수다. 법원이 인정할 사실의 영역이지, 판단할 사실의 영역이 아닌 까닭이다. 정 차장검사의 독직폭행 사건의 항소심 재판은 서울고법에서 열린다. 아직 심리를 담당할 재판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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