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인권존중' 약속했지만…女 총살, 시위대에 총격 (종합)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잡은 탈레반이 인권 존중과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정부 구성을 천명했지만, 벌써부터 잔혹 행위가 잇따르고 있다. 이슬람 복식을 따르지 않은 여성을 사살하고 시위대에 총격을 가하는 등의 사건이 발생했다.
18일 폭스뉴스는 아프간 타크하르주 주도 탈로칸에서 전날 한 여성이 피투성이가 된 채 숨져 있고, 부모와 주변 사람들이 어쩔 줄 몰라 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폭스뉴스는 이 여성이 부르카 없이 외출했다가 총에 맞아 숨졌다고 보도했다.
탈레반은 과거 5년(1996∼2001년) 집권기에 여성들의 교육·일할 기회를 박탈했고, 외출 시 부르카 착용을 의무화했다.
탈레반 대변인 수하일 샤힌은 17일 영국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여성들에게 부르카 대신 히잡(머리와 목을 가리는 두건)을 쓰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탈레반 치하에서도 여성이 대학을 포함한 교육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인권을 존중하겠다고 약속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이겠다고 밝힌 것이다.
그러나 탈레반의 실제 변화 여부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이 우세하다. 인권 단체들은 현지 지휘관과 지역에 따라 탈레반 규정이 다르다고 말했다.
또 다른 도시에서도 탈레반이 부르카로 몸을 가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식료품을 사러 나온 여성을 위협해 다시 집으로 들여보내는 모습이 포착됐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인도 매체인 인디아투데이는 탈레반 귀환 후 카불의 부르카 가격이 10배나 급등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동부 낭가르하르주의 주도 잘랄라바드에서는 탈레반이 시위대를 향해 총격을 가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당시 시위대는 대형 국기 등을 들고 원복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탈레반은 최근 아프간 장악 후 기존 정부의 국기를 자신들을 상징하는 깃발로 교체하고 있었다.
이날 현지 파지호크 아프간 뉴스 등에 따르면, 탈레반 대원은 이날 동부 낭가르하르주의 주도인 잘랄라바드에서 시위대를 향해 총을 쐈다.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은 이 발포로 2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탈레반은 아프간 점령 후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정부도 개방적으로 구성할 것이라고 다짐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잔혹한 사건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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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중부 바미안주에서는 하자라족 지도자 압둘 알리 마자리의 석상이 탈레반에 의해 산산이 부서졌다. 마자리는 1990년대 중반 당시 한창 세력을 확장하던 탈레반에 맞서 싸우다가 목숨을 잃은 인물이다. 그 후 그의 고향에 동상이 세워졌지만 탈레반은 이 석상을 파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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