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다이어리]양꼬치의 나라 중국, 羊의 비명
돼지에 이어 양고기 값도 폭락…中 인플레이션 걱정 뚝
미ㆍ중 갈등속 소비자물가 잡기 한시름 던 중국 지도부
[아시아경제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중국인들은 양고기를 좋아한다. 굳이 애정의 순서를 정한다면 '돼지-양-소' 순이다. 중국인들은 주로 양고기를 꼬치에 끼워 불에 구워 먹는다. 우리가 '치맥'이라면 중국인들은 '양맥'이다. 양 한 마리를 화덕에 통째로 굽는 양 바비큐도 인기다.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양고기가 최근 폭락했다. 펑파이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1근(500g)에 60 위안(소매가격 기준) 정도 하던 양고기 가격이 40 위안까지 곤두박질쳤다. 양고기가 남아돌면서 가격이 30% 정도 떨어졌다는 것이다. 양고기 가격 폭락 원인은 돼지고기다. 연초 돼지고기는 1㎏당 35위안(생돈 기준)정도에서 거래됐다. 이달 들어서는 1㎏당 15 위안 정도에 팔리고 있다. 돼지 세계 최대 사육국이자 최대 소비국인 중국에서 돼지 가격이 반토막 났다. 공급 초과가 돼지 가격 하락의 주원인이다.
지난 2018∼2019년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발병 이후 중국에서 돼지 사육이 크게 늘었다. 돼지열병 유행 당시 돼지 가격이 급등, 중국 소비자물가에 비상이 걸린 바 있다. 돼지열병 유행 이전 전 세계 돼지의 절반인 4억5000만여 마리가 중국에서 사육됐다.
축산 및 양돈업계의 선도축도 가격 하락을 이끌었다. 돼지열병이 언제 또 발생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축산 및 양돈업계가 앞다퉈 도축하면서 시중에 돼지고기가 너무 많이 풀렸다. 공급이 늘면 가격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중국인들이 양고기를 좋아한다고 해도 양이 돼지를 이길 순 없다.'중국=돼지'다. 돼지 가격이 반토막 나자 돼지고기를 더 찾는다는 게 중국 매체들의 분석이다. 돼지고기 소비가 늘면서 양고기 소비가 줄었다는 설명이다.
양고기 수입도 늘었다. 1월부터 4월말까지 중국의 양고기 수입량은 모두 17만3900t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다. 적어도 올 연말까지 돼지 가격 하락세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양고기 가격 하락세는 돼지 가격이 안정되어야 가능하다는 얘기다. 돼지고기와 양고기가 넘쳐나면서 닭고기 가격도 하향 안정세다.
돼지고기 가격은 소비자물가에 적지않은 영향을 준다. 대체재인 양고기까지 가격이 하락하면서 중국에선 인플레이션은 딴 나라 이야기가 됐다.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생산자물가가 치솟고 있지만 중국 소비자물가는 안정세다. 중국 지도부가 당분간 인플레이션 걱정은 안 해도 된다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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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 안정은 중국 지도부가 미ㆍ중 갈등 등 대외 환경 변화에 사용할 수 있는 카드가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중국 일각에선 시진핑 국가 주석은 억세게 운이 좋은 사람이라는 농담까지 나오고 있다. 소비자물가 측면에서 보면 중국은 적어도 올 연말까지 인플레이션 걱정을 하지 않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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