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전 세계 정부 부채 규모가 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증가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탓에 정부 부채가 크게 늘고 있다며 세계 연간 총생산 규모를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전 세계 정부부채는 코로나19 전에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88% 수준이었는데 지난해 이 비율이 105%로 상승했다. WSJ는 여력이 있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부채는 여전히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IIF는 올해 세계 정부부채가 10조달러 추가되면서 92조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 부채 급증에 대한 견해는 엇갈린다.


정부 지출 확대를 찬성하는 쪽은 세계 경제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특히 성장률 둔화로 고민하던 선진국에 반전의 계기를 마련해주고 있다고 진단한다. 반면 정부 지출 증가가 물가 상승을 촉발하고 세금 인상과 채무 불이행을 야기할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WSJ는 정부 부채 급증에 대한 논란과 별개로 금융시장은 별다른 걱정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부가 빚을 크게 늘리고 있음에도 각국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에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국채 금리가 전 세계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정부 재정적자는 2년 연속 3조달러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정부 지출 확대로 물가가 오르고 있지만 10년물 국채 금리는 1.33%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때 1.7%를 넘기도 했지만 최근 하락세가 뚜렷하다.

[사진 제공=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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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부채도 1000조엔을 넘어설 태세다. 일본의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250%를 웃돌지만 정부부채 비율이 GDP의 3분의 2에 불과했던 1980년대 때처럼 일본 정부는 거의 이자 지급 없이 국채를 발행하고 있다. 미국의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는 일본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해 8000억달러를 쏟아부은 것으로 추정한다. 이는 일본 연간 생산과 비교하면 6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도 정부 지출을 크게 늘렸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현실화할 경우 달러화 부채가 많은 개발도상국의 상환 부담은 커질 수 밖에 없다.


이처럼 정부 빚이 크게 늘고 있음에도 국채 금리가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이유에 대해 폴 셔드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연구원은 더 이상 부채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가 변했고 지적 체제가 진화했다"며 "우리는 이제 부채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정부 부채 증가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사태 등을 고려해 경제를 회복하려면 재정지출을 늘려야 한다는 전문가들도 있다. 어느 정도의 인플레이션이나 금리 인상은 부채가 많은 정부에 큰 문제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명목 GDP와 세수가 증가함으로써 부채 상환 부담이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WSJ에 따르면 2차 세계 대전 후 인플레이션은 미국, 영국 등 서방 국가들이 부채를 상환하는데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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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경험은 각국 정부의 부채 확대를 지지하는 논리로 쓰인다. 당시 재정지출에 소극적 태도를 보인 국가들은 경제를 회복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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