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검사 대거 나섰지만… 檢, 이재용 재판 증인신문 '난항'
[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8일 서울중앙지법 대법정에서 이 법원 형사합의 25-2부(재판장 박정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에는 삼성증권 직원 이모씨가 증인으로 나왔다. 검찰은 수사팀 막내 격인 심기호 검사가 준비된 질문을 던지고, 이복현·김영철·최재훈 부장검사들이 보강 질문을 했다. 증인 이씨의 답변이 자신들의 질문 취지와 다를 경우 부장검사들이 나서는 식이었다. 부장검사들이 나서는 횟수가 많을수록 신문은 의도대로 풀리지 않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 가능한데, 이날이 그랬다.
공방으로 시작된 재판… 檢 "증인 사전 접촉 부적절"
검찰은 이날 먼저 이씨에게 이 사건 재판 첫 번째 증인이던 전 삼성증권 팀장 한모씨와 접촉이 있었는지를 물었다. 이씨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당시 한씨의 부하 직원으로 합병태스크포스(TF)에 파견된 인물이다.
검찰이 이 같은 질문을 던진 이유는 이 부회장 측이 재판 전 증인을 면담하는 데 문제점을 이끌어내기 위함으로 풀이됐다.
앞서 검찰은 이날 신문 직전 변호인 측과 증인 사전면담을 두고 신경전을 펼쳤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이 부회장 변호인이 증인을 사전 접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고, 이에 맞선 변호인은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증인을 만나야 하는데 그 조차도 하지 말라는 것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게임을 하라는 것"이라고 맞섰다.
이 같은 공방은 30분 넘게 이어졌고 보다 못한 재판부가 중재에 나서기에 이르렀다. "미국이나 일본은 양측의 사전 접촉을 다 허용하는데요, 우리 대법원은 형사소송법을 바라보는 시각이 과연 미국이나 일본과 같은지, 아니면 김학의 전 차관 사건처럼 검찰에 의해 이뤄지는 것만 허용해야 하는 것인지…. 그건 굉장히 신중하고 민감하게 짚어야 할 문제일 것 같습니다. 양측에서 의견을 주시면 검토하겠습니다. 그 부분에 대한 논의는 이쯤에서 마치기로 하고 증인신문 진행하시죠."
검찰 예상과 다르게 흘러간 증인신문
검찰은 주신문에서 삼성물산 합병 준비 과정부터 시행까지, 일련의 과정을 캐물었다. 심기호 검사가 준비된 질문을 이씨에게 던졌지만, 심문은 전반적으로 검찰 의도와 다르게 흘러가는 모양새였다. 이복현·김영철·최재훈 부장검사단이 신문 도중 "그게 아니라"라며 끼어드는 일이 잦았다. 다음은 이날 공판의 한 장면
검찰은 삼성그룹 지배권 승계 계획안으로 지목한 '프로젝트G'에 대해서도 물었다. 하지만 이씨는 "보고서 본문을 본 적이 없다"며 검찰 질문에 물음에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검찰은 이후 합병 검토 및 준비 과정 등에 대해 질문을 이어갔지만 이씨는 대부분 "정확히 모른다"는 취지로 답했다. 결국 검찰 측에서는 오전 신문 말미 이복현 부장검사가 나서 "예상과 전혀 다르게 답변을 해서 이후 신문은 오후에 진행하겠다"며 휴정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격화된 신경전… "신문 위법" vs "뭐가 위법하냐"
오후 공판에선 검찰과 변호인 간 신경전이 가열됐다. 이전에도 검찰 신문 도중 변호인 측에서 이의를 제기하면서 작은 충돌이 벌어졌으나, 이날 양 측의 신경전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나스닥 상장 공표 방식 등이 담긴 문건에 대한 신문 도중 절정에 달했다. 검찰 측이 관련 문건을 법정 스크린에 띄우지 않고 직접 낭독에 나서자 변호인이 제지하고 나서면서다. 이 문건은 앞서 법무법인 화우 변호인단 측에서 출처 불명 등의 이유로 증거 채택을 보류한 문건이었다.
공방은 양 측이 각자 진영에서 서로 귓속말로 논의를 하면서까지 이어졌다. 그러자 해당 문건과 무관한 최창영 법무법인 변호사가 나섰다. 그는 "낭독이나 키워드 등을 고지하는 건 형사소송법이 정하는 증거조사 방식이다"며 "내용을 말하면서 신문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제3자 격인 최 변호사 지적에 한 발 물러섰다. 해당 문건을 신문에 사용하지 않기로 하면서 상황은 일단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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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증인신문은 검찰의 주신문이 길어지면서 변호인단의 반대신문은 이뤄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은 15일 다시 이씨를 불러 변호인의 반대신문을 진행한 뒤 이후 검찰의 재주신문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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