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출마 여부 대해 "차차 말씀드릴 것" 여지 남겨
지난 2017년 말 감사원장 직 수락
'월성 원전 조기폐쇄 타당성 감사' 당시 與와 균열
靑 "임기 보장은 정치적 중립 위한 것"
"최 원장,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 만들어"

사의를 밝힌 최재형 감사원장이 28일 오후 직원들의 배웅을 받으며 감사원을 떠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사의를 밝힌 최재형 감사원장이 28일 오후 직원들의 배웅을 받으며 감사원을 떠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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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임기를 6개월 남긴 최재형 감사원장이 돌연 사의를 표명하면서 정치권에 파문이 일고 있다. 여당은 최 원장에 대해 '정치적 중립을 깨고 대권에 도전하려는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며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이에 대해 최 원장은 즉답을 피하면서도 "(대선에 대해) 차차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만일 최 원장이 향후 야권 대선 후보 출마를 공식화하면, 그는 임기를 채우지 않고 정치로 출사표를 던진 첫 감사원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최 원장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난 2017년 감사원장직을 맡았지만, 월성 원자력발전소 조기 폐쇄 관련 감사 과정에서 여당과 충돌하며 균열이 드러났다.

최 원장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직을 수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해 대통령께 사의를 표명했다"며 "임기를 끝까지 마치지 못한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과 감사원 구성원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 원장의 임기는 오는 2022년 1월1일까지다.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사임하는 자리에서 드릴 말씀은 아닌 것 같다"며 거리를 두면서도 "차차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앞날을 위해 제가 어떤 역할을 해야 되는지 숙고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 사진=연합뉴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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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즉각 최 원장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후 구미시청에서 열린 경북 예산정책협의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감사원은 어떤 국가 조직보다 정치적 독립성이 요구되는 것"이라며 "현직 감사원장이 임기 중 사표를 내고 대선에, 그것도 야당 후보로 나가겠다는 것은 누가 봐도 감사원법 취지에 안 맞는다"고 질타했다.


문재인 대통령 또한 최 원장의 사표를 수리하면서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오후 5시50분께 최 원장 사의를 수용하고, 감사원장 의원면직안을 재가했다"며 "(문 대통령은) 감사원장의 임기 보장은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한 것이고, 최 원장은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를 만들었다며 아쉬움과 유감을 표했다"고 전했다.


최 원장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던 지난 2017년 말 후보자로 지명돼 다음해 1월2일 임명됐다. 당시 청와대는 최 원장에 대해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권익 보호를 위해 노력한 법조인"이라며 "각종 미담이 많다"고 호평했다.


경주시 양남면 월성원자력발전소 1호기가 바라보이는 곳에서 한 지역 주민이 지나가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경주시 양남면 월성원자력발전소 1호기가 바라보이는 곳에서 한 지역 주민이 지나가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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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최 원장은 월성 원전 조기 폐쇄 결정의 타당성을 감사하는 과정에서 여권과 마찰을 빚었다.


지난해 10월 감사원이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의 타당성 감사' 최종 보고서를 내고, 폐쇄 결정의 근거가 된 '경제성'이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됐다는 감사 결과를 공개하자, 여당은 "감사원은 총선을 코앞에 두고 3일 연속 감사위를 여는 등 무리한 의결을 시도했다"며 "감사 내용이 보수언론에 보도되는 등 강압적 감사에 대한 폭로도 있었다"라고 질타했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지난 1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최 원장에 대해 "도를 넘고 있다"며 "권력의 눈치를 살피지 말고 소신껏 일하라고 임기를 보장해주니, 임기를 방패로 과감하게 정치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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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전광훈, 윤석열, 이제는 최재형에게도 같은 냄새가 난다"며 "집을 잘 지키라고 했더니 아예 안방을 차지하려 든다.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하라 했더니 주인 행세를 한다. 차라리 전광훈처럼 광화문 태극기 집회에 참여하는 게 솔직한 태도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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