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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붕괴·화재 연이은 人災…여전히 뒷북만 치는 정부

최종수정 2021.06.22 13:03 기사입력 2021.06.22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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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붕괴·화재 연이은 人災…여전히 뒷북만 치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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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국에서나 볼 법한 어처구니없는 사고로 소중한 인명이 희생되는 일이 또 다시 발생했다. 광주에서 철거 중이던 건물이 무너져 17명의 사상자를 낸 지 며칠 지나지 않아 이번엔 경기도 이천 쿠팡 물류센터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진화 작업을 하던 베테랑 소방관이 숨졌다. 이번 사건들은 관리·감독기관이 사전에 안전확보 조치를 취했더라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더한다.


철거 중이던 건물이 무너져 도로변에 정차해 있던 시내버스를 덮친 광주 사고는 철거 과정 전반을 감독할 감리자가 현장에 없었을 뿐 아니라 도로 통제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천으로 만든 가림막이 안전 장치의 전부였다. 철거업체는 영세 업체에 재하청을 줬고, 해체 계획서엔 철거 공사의 기본인 지지대 설치 계획도 빠져 있었다. 재개발 철거 업계의 불법 재하도급 관행, 비용 감축을 노린 위법적 철거 행태, 행정당국의 허술한 관리 점검 등 총체적 부실이 결합한 인재(人災)라는 것이 경찰 수사 등을 통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쿠팡 화재와 같은 물류창고 사고위험 또한 그동안 수 없이 지적돼왔다. 물류창고는 폐쇄된 공간에 종이상자, 비닐 등 인화물질이 가득한 데다 내부구조가 미로처럼 설계돼 유사시 화재 진압이 어렵다. 층고가 일반 건물보다 높아 스프링클러가 작동해도 위쪽 선반 부분만 적시고 중간과 아랫 부분에는 닿지 않아 불길을 잡기 쉽지 않은 구조다. 물건을 실어 나르는 컨베이어벨트 등이 선반 사이로 복잡하게 배치돼 있어 방화벽 설치도 어렵다. 두 사고 모두 고질적 안전불감증의 축소판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재난에 상시 대응이 가능한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대통령의 다짐과 달리 대형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2017년 12월 인천 영흥도 낚싯배 사고로 15명이 죽거나 다쳤고,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로 29명이 목숨을 잃었다. 2018년 1월에는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로 45명이 사망했다. 작년 4월엔 38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천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신축 공사 화재가 벌어졌다. 이들 사고는 고질적인 안전 불감증, 허술한 관리·점검, 초동대처 미흡 등의 공통점이 있다. ‘예고된 인재’라는 말 이외에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문 대통령은 이번 사건 발생 이후에도 애도의 뜻을 전하며 "재발방지 대책을 포함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언급했지만, 달라진 게 전혀 없는 상황에서 뒷북이자 면피용 발언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대형 참사가 날 때마다 정부는 전수조사와 재발 방지 약속 등 거창한 대책만 늘어놓는다. 안전사고 방지에서 중요한 것은 관련 법과 규정의 일상적인 실천과 점검이지 ‘사후약방문’ 식으로 나오는 정부의 면피성 대책이 아니다. ‘안전한 대한민국’은 저절로 이뤄지지 않는다. 뼈저린 반성과 함께 안전 수칙을 정비하고 안전 의식을 높이는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7년 전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불감증이나 적당주의야말로 우리가 청산해야 할 대표적인 적폐"라고 부르짓던 문재인정부가 이를 바로잡기 위해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진지하게 되돌아보길 바란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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