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나발니의 반부패단체를 불법단체로 지정
NYT "푸틴이 바이든에 '내정간섭 말라' 경고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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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수환 기자] 러시아 법원이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단체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했다. 이같은 조치는 미러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러시아가 자국의 인권 문제를 거론하고 있는 미국에 내정간섭을 하지 말라는 경고성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9일(현지시간) 러시아 법원은 나발니의 단체 '반부패 재단'(FBK)을 극단주의 단체로 지정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이로써 FBK 구성원들의 활동이 전면 금지됐다. 또 나발니를 비롯해 FBK 지도부의 피선거권도 박탈됐다.


이밖에도 FBK를 후원하는 모든 인물 혹은 단체와 나발니 관련 사안을 보도하는 언론사도 처벌받게 될 수 있다.

앞서 지금까지 러시아에서 극단주의 단체로 지정된 조직은 IS, 알카에다 등 테러단체뿐이었다. 러시아가 FBK도 테러단체로 공식 지정하면서 사실상 야권 운동을 원천 차단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에 야권 인사 사이에서 비판적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조지 알브로프 FBK 활동가는 이날 "푸틴 대통령 스스로 헌법을 다시 쓰고 있다"며 "이 나라에서 시민권은 농담거리가 돼버렸다"고 비판했다.


앞서 러시아 정부는 지난 몇 년간 나발니의 정당 등록을 거부하는 등 나발니 측 활동을 간접적으로 제재해왔지만 지난해 독살 사건 이후 나발니 지지 시위를 모두 금지하는 등 더 강경한 태도로 선회했다.


이는 나발니 측이 지난 1월 푸틴이 비밀리에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 남부 흑해 연안의 초호화 대저택을 폭로하는 등 푸틴 대통령의 부패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데에 대응하기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또 나발니를 비롯한 측근 모두의 피선거권을 박탈하게 한 테러단체 지정 역시 오는 9월 총선을 앞두고 나발니 세력의 의회 입성을 저지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알렉세이 나발니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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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2019년 러시아 여당인 통합러시아당의 지지율이 50%대를 유지하다 경제 침체와 연금개혁 정책에 대한 반발로 급락하기 시작해 현재 30%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에 다가오는 총선에서 여당이 의석을 상당수 잃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날 판결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다음주 제네바에서 정상회담을 앞둔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메모리얼데이(현충일) 기념식 연설에서 미러 정상회담과 관련, 푸틴 대통령에게 러시아의 인권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인권 문제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나발니에 대한 탄압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됐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나발니 사건에 대해 미국 등 서방국가들의 비난이 있을 때마다 지난 1월 미 의회 폭동 사건 등을 거론하며 '미국은 남의 나라의 일에 대해 가르치려 할 입장이 아니다'라는 태도를 보여왔다.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의 이번 조치가 16일 제네바에서 열리는 푸틴과 바이든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을 앞두고 푸틴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내정 문제는 논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의 '정적'으로 지목받는 나발니는 지난해 8월 돌연 독극물 중독 증세로 쓰러져 독일에서 치료를 받은 뒤 올해 1월 귀국했다가 곧바로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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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뒤이어 열린 재판에서 2014년 사기 혐의로 받은 집행유예가 실형으로 전환되면서 3년6개월 징역형을 받고 복역 중이다.


김수환 기자 ksh205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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