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 품어라" 롯데-신세계 '유통명가' 진검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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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롯데와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 본입찰에 나서며 승부수를 던진 데 대해 업계는 전통 유통 강자들이 e커머스 업계에 빼앗긴 유통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해석했다. 네이버·쿠팡 등 기존 e커머스 시장 강자와 새벽배송·MZ세대 겨냥 유통 플랫폼 등 신흥 강자가 성장하는 온라인시장에서 더 영향력을 확대하기 전에 이베이코리아의 최대 강점인 20조원 규모 거래액을 기반으로 e커머스시장 지배력을 키워 견제에 나서는 한편, 기존 오프라인 사업과의 시너지도 모색한다는 전략이다.

◆신동빈 VS 정용진 패권 다툼

"성장이 아닌 생존이 목적인 회사엔 미래가 없다. 각자의 업에서 1위가 되기 위해 필요한 투자는 과감하게 진행하라."(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반드시 이기는 한 해 만들라. ‘원 팀, 원 컴퍼니’로 온·오프라인 시너지 등 협업과 소통 강화해달라."(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업계는 연초 각 그룹 수장의 발언에서부터 성장하는 e커머스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위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몇 년간 온라인 쇼핑의 공세로 전통 오프라인 산업은 고전 중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61조1000억원으로 직전해보다 19.1% 증가했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1년 이래 최대치다. 반면 오프라인 판매액은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2018년 351조7000억원에서 2019년 337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다시 314조1000억원으로 각각 3.9%, 7.0% 감소했다.

신 회장과 정 부회장은 대대적인 오프라인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주사 재정비, 호텔롯데 상장 검토 등 지배구조 개편에 나선 가운데 롯데쇼핑 등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지난해 초 오프라인 점포 700개 중 수익성이 떨어지는 점포 200개를 5년 안에 정리하겠다고 발표, 연말까지 110여곳의 문을 닫았다. 희망퇴직, 명예퇴직 등 인적 구조조정도 이어졌다. 신세계 역시 이마트 등에 대한 효율화에 나섰다. 최근 몇 년간 이마트 학성·장안점(2017년), 부평·시지·인천점(2018년), 덕이·서부산·상무점(2019년), 동광주·인천공항점(2021년)이 폐점했다. 기존점에 대한 몸집을 가볍게 하면서 거점 매장 리뉴얼, 새 상권 개발 등을 모색했다.

◆이베이 인수로 국면전환

수년간 그룹차원의 투자에도 롯데의 롯데온(7.6%), 신세계의 SSG닷컴(3.8%)은 거래액 기준 시장점유율 면에서 치고 나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e커머스시장은 연간 20% 가까이 성장하면서 춘추전국시대를 지나 3강 구도로 전열을 정비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롯데와 신세계 모두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포기할 수 없게 만드는 배경이다.


롯데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지각변동이 진행되는 e커머스시장을 크게 흔들며 국면 전환의 기회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롯데그룹은 최근 인수한 중고나라에 이베이코리아 플랫폼을 결합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갖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롯데택배) 물류망도 활용할 수 있다.

온라인 쇼핑몰인 SSG닷컴을 오픈마켓으로 전환, e커머스 강화를 위한 채비를 끝낸 신세계는 SSG닷컴이 기존에 갖고 있던 신선식품 등에서의 강점은 살리면서 오픈마켓을 통한 볼륨 확대를 꾀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와 2500억원 규모 지분 교환을 통해 맞손을 잡으면서 경쟁사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하는 그림도 구체화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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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관계자는 "양사 모두 온라인 점유율 면에서 덩치를 키우는 게 눈앞의 과제라 이베이코리아를 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면서도 "이 밖에도 이베이코리아의 강점으로 꼽히는 오랜 역사 속 쌓인 데이터베이스와 마케팅 역량, 고정 고객층과 오픈마켓 셀러, 경험치 쌓인 임직원 등을 제대로 활용해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내기 위해선 인수 이후 본격적인 고민이 시작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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