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2일 여의도 한국거래소 열린 SK바이오팜 코스피 상장 기념식/문호남 기자 munonam@

지난해 7월 2일 여의도 한국거래소 열린 SK바이오팜 코스피 상장 기념식/문호남 기자 munonam@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지난해부터 거세게 불었던 공모주 투자 열풍의 중심에는 ‘따상’이 있었다. 따상이란 공모주가 상장 첫 날 시초가가 공모가 2배(더블)로 형성된 후 상한가로 마감하는 것을 뜻하는 신조어로 지난해 SK바이오팜 상장을 계기로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7월 상장된 SK바이오팜은 모처럼 등장한 기업공개(IPO) 대어로 상장 전부터 시장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상장 후 3일 연속 상한가로 치솟으며 무려 ‘따상상상’을 기록했다. 상장 3일 만에 주가는 21만4500원까지 뛰었다. 공모가(4만9000원) 대비 338%나 오른 셈이다. 뒤이어 또 다른 대어인 카카오게임즈가 상장 후 이틀 연속 상한가에 오르며 따상상을 기록했고 올해 대어급 IPO의 시작을 알린 SK바이오사이언스도 따상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이후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막대한 자금이 시장으로 유입되며 주식 투자 열기가 달아오른 상황에서 따상은 투심에 불을 붙였다. 공모주를 받으면 따상만 기록해도 160%의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공모주에 자금이 몰리기 시작했다.


자금이 몰리자 공모주 청약 경쟁률은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역대급 청약 증거금 기록이 쏟아졌다. 올해 수요예측을 진행한 37개 기업 중 5개를 제외하고는 경쟁률이 세 자리수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달 상장한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의 경우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188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코스피와 코스닥을 통틀어 역대 최고치다. 뒤이어 진행된 일반 공모주 청약에서는 80조9017억원의 증거금이 몰리며 역시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공모주 투자 열풍은 제도도 바꿨다. 코로나19 이후 증시에서의 영향력이 커진 개인투자자들이 공모주 투자 기회 확대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면서 균등 배분 제도가 도입됐다. 그동안 공모주 청약은 비례 배분 방식으로 이뤄져 증거금을 많이 넣을수록 주식을 더 받을 수 있었다. 결국 돈 많은 사람만 공모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고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기회 확대 요구가 커지면서 최소 청약증거금을 납입한 모든 투자자에게 주식을 나눠주는 균등 배분 제도로 바뀐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일반청약자에게 배정된 공모 물량의 50%를 균등 배정하게 됐다. 투자 열기가 달아오를 대로 달아오른 상황에서 균등 배분 제도의 도입으로 공모주 투자는 더욱 과열되는 양상을 보였다. 계좌수를 늘려서 공모주를 한 주라도 더 받으려는 투자자들로 대어급 공모주 청약을 앞둔 증권사는 업무가 마비되다시피했다.이같은 비이성적인 투자 열풍에 정부는 이달 20일부터 중복 청약을 금지키로 했다.


과열된 상황에서 건전한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지속될 것만 같던 대어급 공모주의 따상 불패 신화는 역대급 기록을 쏟아내며 시장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SKIET가 따상은 커녕 상장 첫 날 하락세로 마감하면서 깨졌다. 따상을 기대하고 추격 매수에 나선 투자자들은 고스란히 손실을 떠안게 됐다.

AD

하반기에도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크래프톤, LG에너지솔루션 등 대어급 IPO가 예정돼 있어 공모주 투자 열기는 쉽게 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달부터 도입되는 중복 청약 금지가 비이성적인 투자 열기를 다소 식힐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