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마지막 휴일인 30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를 찾은 한 가족이 서울시내 전경을 바라보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5월의 마지막 휴일인 30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를 찾은 한 가족이 서울시내 전경을 바라보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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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연과 혼인 중심으로 이뤄진 집단으로서의 ‘가족’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전체 가구의 30.4%가 1인 가구로, 부부와 미혼 자녀로 이뤄진 전통적 가족(31.7%) 비중을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 여성가족부는 이같은 추세를 반영해 ‘건강가정기본법’에서 ‘혼인ㆍ혈연ㆍ입양으로 이루어진 사회의 기본단위’라고 규정한 가족 정의를 삭제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가족에 대한 가치관은 이미 변화하고 있다. 최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20 가족실태조사’를 보면 5년 전인 2015년 조사와 비교해 비혼 독신에 동의하는 비율은 32.4%에서 34.0%로, 비혼 동거는 21.1%에서 26.0%, 무자녀는 21.3에서 20년 28.3%로 각각 증가했다. 특히 20대 가운데 절반은 비혼 독신(53%), 비혼 동거(46.6%), 무자녀(52.5%)에 동의했다. 10년 사이에 ‘부부와 미혼 자녀’로 구성된 가족 비율이 더 빠르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그런데 개정안을 심의하는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몇 달 째 ‘문자폭탄’에 시달리고 있다. 법 개정이 동성혼 합법화를 위한 전초단계라며 당장 중단하라는 것이다. 한 여당 의원실 관계자는 "항의 전화나 문자메시지, 집회까지 반발이 심한데다 야당도 논의에 부정적이어서 법안심사 소위원회를 열어 논의조차 할 수 없는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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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개정 취지는 정상가족이라는 낡은 테두리 때문에 가족 정책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핏줄보다 더 의지할 수 있는 ‘식구(食口)’도 법으로 보호하기 위함이지 동성혼 허용과는 관련이 없다. 가족 구성의 다양성은 앞으로 더 빠르게 바뀔 것이다. 법에서 명시하는 가족의 정의도 ‘구태’로 남을 수 밖에 없다. 법과 제도는 변화하는 가치관보다 한발 늦다.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받아들일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전통의 기준에서 벗어난다고 ‘비정상’이라는 낙인을 찍는 폭력은 하루 빨리 사라져야 한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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