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냐, 투기냐' 코인 몰리는 2030
불안한 고용안정성…취업 문턱 넘어도 내 집 마련 '한숨'

비트코인을 비롯한 상당수 가상화폐들이 약세를 보인 지난 5월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빗썸 강남센터 전광판에 가상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비트코인을 비롯한 상당수 가상화폐들이 약세를 보인 지난 5월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빗썸 강남센터 전광판에 가상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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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벼락거지 조롱도 받지만 절박하니까요, 희망이라고 생각해요."


최근 가상화폐 가격이 폭락하면서 코인 투자자가 많은 2030 세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크다. 일부에서는 땀 흘려 노동하지 않고 그저 일확천금만 노리는 속칭 '바보 세대'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청년들은 불안한 고용안정성은 물론 월급을 모아 집을 살 수 없는 현실 등 코인에 몰릴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고 반박한다.

27일 코인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오전 7시31분 기준 비트코인 1BTC(비트코인 단위)당 가격은 4700만원대에서 거래 중이다. 이더리움은 1ETH(이더리움 단위)당 3.13% 상승한 345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주에만 30% 급락한 비트코인은 4700만원까지 반등에 성공한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달 최고가인 8169만원에 비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여기에 혹시 또 있을 수 있는 중국과 미국의 가상화폐 규제 위험성을 고려하면 2030 젊은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고위험 투자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청년들은 코인 투자를 할 수 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올해 1월 처음으로 코인 투자에 나섰다고 밝힌 한 30대 직장인 김 모씨는 "월급 30~40%를 꾸준히 코인 투자에 활용하고 있다"면서 "위험 부담이 상당하지만 현재 물가 등을 고려하면 코인 투자로 수익이 났을 때 그나마 괜찮은 수준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종 목표는 목돈을 마련해 일부 대출을 받고 내 집을 마련하는 게 꿈이다"라고 말했다.


20대 회사원 박 모씨 역시 김 씨와 비슷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는 "코인 투자를 마치 도박이라고 조롱하거나 손가락질을 하는데, 청년들 사이에서는 최소한의 투자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4050 세대가 본인들 20대를 떠올려봤으면 좋겠다, 누가 주식하고 또 해외주식까지 사고 그랬었나, 정말 절박해서 하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빗썸 강남센터 시세 전광판에 비트코인 등의 실시간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빗썸 강남센터 시세 전광판에 비트코인 등의 실시간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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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의 말을 종합하면 코인 하나에 자신의 미래와 투자로 돈을 잃을 수 있는 불안감 등 가상화폐의 복잡한 심경이 담긴 셈이다. 이들의 투자규모는 올해 1분기 기준으로 보면 상당하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실이 금융위원회를 통해 빗썸·업비트·코빗·코인원 등 주요 4대 거래소에서 받은 투자자 현황을 보면 올해 1분기 신규 가입자는 모두 249만5천289명이다. 여기서 신규 가입자는 이 기간 새로 실명계좌를 연동한 이용자를 뜻한다. 이제 막 성인이 된 만 19세 투자자(20세 미만)들의 경우 예치금의 절대 규모는 적지만, 1분기 중 증가율이 전 연령대를 압도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2030' 세대의 비중이 가장 컸다. 20대가 32.7%(81만6천39명)로 가장 많았고, 30대가 30.8%(76만8천775명)로 뒤를 이었다. 2030 세대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셈이다.


다만 가상화폐 투자가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코인 투자는 도박판에 불과하다는 견해도 있다. 미래 기술이 주목받는 긍정적인 현상이 아닌 일종의 고위험 투기라는 지적이다. 한 30대 직장인은 "하루 종일 스마트폰으로 거래소만 들여다보고 있지 않나"라면서 "그런 상황이 어떻게 투자인가, 그냥 투기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코인 투자에 대한 2030의 희비가 엇갈리는 가운데 정부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 변동은 보호 대상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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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수 금융위원장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에서 열린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1' 행사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가상 화폐 가격 변동은 우리가 보호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히 이야기했다"면서 "다만 고객이 맡긴 돈이 보호되느냐는 측면에 대해서는 지난 3월부터 개정된 특금법이 시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금법에 신고된 가상화폐 거래소는 자연스럽게 투자 자금이 보호되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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